하와이에 '미셸 주간'이 돌아왔다.

해마다 1월 둘째 주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 2004년부터 줄곧 출전해온 위성미(18.나이키골프)가 올해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12일(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7천60야드)에서 열릴 소니오픈은 지난 3년 동안 그의 출전으로 뉴스의 초점이 됐다.

15세 때 첫 참가한 2004년 대회에서 미셸 위는 2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때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작년에도 2라운드에서 68타를 뿜어냈다.

두 차례나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덕에 이 대회를 계기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고 함께 경기를 치렀던 PGA 투어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언젠가는 컷을 통과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네 번째 출전인 올해 대회를 앞두고는 이런 기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남자 대회에서 보인 경기력이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다.

존디어클래식에서 첫날 77타를 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는 열사병으로 쓰러져 기권했던 미셸 위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오메가마스터스에서는 이틀 동안 14오버파 158타로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프로골프투어 카시오월드오픈에도 도전했지만 17오버파 161타로 사실상 꼴찌였다.

하반기에 이어진 세 차례 남자대회 출전에서 위성미는 장기인 장타력은 실종됐고 정확도마저 뚝 떨어져 남자 선수들과 경쟁 자체가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장타력과 샷의 정확도가 갈 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혹평도 나왔다.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격려 대신 '쇼는 그만하고 여자대회에 전념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따라서 이번 소니오픈은 미셸 위에게는 매우 중요한 대회가 될 전망이다.

다시 한번 참담한 실패를 겪는다면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 온 '개척자'라는 이미지는 설 땅을 잃게 된다.

겨우내 샷을 가다듬은 위성미는 집에서 지척인 와이알레이골프장이 눈을 감고도 코스를 훤히 꿰뚫고 있을 정도로 익숙한데다 두 차례나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대회 기간 시속 50㎞ 안팎의 강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일기예보는 우울한 소식이기도 하다.

한편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이 전년도 투어 대회 우승자끼리만 치렀던 반면 144명의 선수가 출전해 사실상 시즌 첫 대회나 다름없는 소니오픈은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비제이 싱(피지)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첫 대회를 공동 8위로 산뜻하게 마친 최경주(37.나이키골프)도 시즌 첫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아이언샷이 눈에 띄게 좋아진 최경주가 그린 플레이만 생각대로 풀린다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PGA 투어에 복귀한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도 올해 첫 선을 보인다.

작년 대회 우승자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세계랭킹 2위 짐 퓨릭(미국), 세계랭킹 9위 죠프 오길비(호주), 세계랭킹 10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장타자 J.B. 홈스와 채드 캠벨(이상 미국), 트레버 이멜만(남아공)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작년 시즌 부진으로 투어 카드를 잃어버린 '풍운아' 존 댈리(미국)도 스폰서 초청선수로 출전권을 받아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표> 위성미의 소니오픈 성적
*페어웨이=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
*퍼팅= 정규타수 그린 적중시 홀당 평균 퍼팅수
*비거리=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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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 │ 결과 │ 페어웨이│그 린 │ 퍼팅 │ 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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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72-68 │1타차 컷오프│ 67.9% │55.5% │ 1.700 │ 2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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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75-74 │7타차 컷오프│ 54.3% │52.7% │ 1.895 │ 26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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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79-68 │4타차 컷오프│ 50.0% │58.3% │ 1.762 │ 28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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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