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세계랭킹 49위.삼성증권)이 내년 1월1일 시작될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카타르오픈 참가차 29일 도하로 출국하면서 2007년을 먼저 연다.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 장학재단과 함께하는 2006 푸마 자선축구'에서 유도 이원희(KRA)와 함께 숨겨둔 축구 실력을 맘껏 뽐냈던 이형택은 총상금 100만 달러가 걸린 카타르오픈에서 이 대회 역대 자신의 최고 성적인 단식 8강 이상 성적을 거둬 정해년을 힘차게 열겠다는 각오다.

카타르오픈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이 열렸던 칼리파 코트에서 벌어져 보름 만에 다시 방문하는 이형택에게 유리하다.

이형택은 감기 몸살 탓에 아시안게임 단식에서 다나이 우돔초케(104위.태국)에게 무릎을 꿇고 은메달에 그쳤지만 단체전에서는 대만과 일본을 차례로 격파하고 우승했다.

아시안게임 뒤 소속 팀 주원홍 감독과 제주도에서 골프를 즐기며 짧은 휴식을 취했던 이형택은 "카타르 오픈을 시작으로 다음 주 호주 시드니 인터내셔널에 참가한 뒤 2007년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한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40위권의 벽을 깬 이형택은 지난 2003년에 이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올해를 화려하게 마감했다.

향후 2-3년간 한국 남자 테니스의 대들보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년 1월 ATP 투어 및 호주오픈 성적이 중요하다.

1년 내내 투어 경기가 열리는 테니스는 유난히 오프 시즌이 짧다.

이형택은 아시안게임까지 뛰는 바람에 휴식이 절대 부족한 게 사실. 예년처럼 미국과 유럽에서 동계 훈련을 착실히 치르지 못했기에 내년 초반에는 상당한 고전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형택은 "큰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올해처럼 차근차근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팬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형택은 호주오픈을 마친 뒤 귀국해 2월9일~11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그룹 Ⅰ 카자흐스탄전에 출전, 한국의 월드그룹행에 앞장 설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