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가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2006 도하아시안게임을 끝냈다.

'태권전사'들은 남녀 8체급씩, 총 16체급을 치른 이번 대회에서 12개 체급(남녀 각 6체급)에 출전해 금메달 9개를 쓸어담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한 개씩 수확했다.

남자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여자가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나눠 가졌다.

애초 이번 대회 목표인 금메달 7개(남자 3, 여자 4)는 무난히 달성했다.

그리고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6년 서울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5회 연속(1990년 베이징 대회 제외) 종합우승을 지켜냈다.

태권도는 1986년 금메달 7개를 딴 뒤 1994년 히로시마대회(금4)에 이어 여자 8체급이 가세한 1998년 방콕대회(금11, 은1)와 2002 부산대회(금12, 은3, 동1)까지 한국의 효자종목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남자 67㎏급과 84㎏급, 여자 55㎏급과 67㎏급은 아시안게임에서 단 한 차례도 우승을 내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에 안주하지 않고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지난 7월부터 3단계로 나눠 본격적인 합동훈련을 해왔다.

1단계에는 태백 전지훈련 등을 통해 체력훈련을 중점적으로 가졌고 2단계엔 전술훈련, 그리고 대회에 임박해서는 정확한 득점타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2주 간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며 경험을 쌓은 것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오랜 준비로 목표는 이뤘지만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인 강호인 이란이 금메달 한 개로 다소 부진했지만 힘이 좋고, 기량 차이도 거의 없어 늘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대다.

중국 여자는 한국보다 한 개 적은 금메달 3개를 따내며 한국과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점점 한국 태권도를 위협하고 있는 '부메랑 효과'도 걱정이다.

한국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33개국 중 17개국(18명)이 종주국에서 건너온 한국 사범들의 지도를 받고 있다.

최영석 사범이 지휘하는 태국은 여자에서만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남자는 은메달 1개)를 따는 등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동환 사범이 이끄는 대만은 금메달 한 개에 그치며 주춤했지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한국 남자 대표팀 윤상화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번처럼 훈련을 많이 한 적은 없었다"면서 "올림픽과 세계대회를 대비해 더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중국은 전문 비디오분석관 2명을 따로 운영하며 국제대회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승은 만년 우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유도가 한국에 잡힌 것 같은 상황을 한국 태권도도 맞을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도하=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