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에 39명 출전

'안방에서 시즌 11승...대회 5연패를 기대하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의 주류로 등장한 '코리언 파워'가 안방에서 시즌 11번째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에서 열리는 코오롱-하나은행챔피언십이 27일부터 사흘 간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골프장(파72.6천381야드)에서 열린다.

2002년 창설돼 제주도 나인브릿지골프장에서 네 차례 열렸던 CJ나인브릿지클래식이 대회 명칭과 개최지를 바꿨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무려 39명. 전체 출전 선수 69명의 절반을 넘는다.

LPGA 투어 멤버만 22명이고 나머지 17명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순위 상위 선수로 채워졌다.

더구나 한국 선수를 빼면 LPGA 투어 상위권에 올라 있는 강호가 거의 없어 안방에서 한국인 시즌 11승과 최근 태국 대회에 이은 2주 연속 우승, 그리고 이 대회 5회 연속 한국인 챔피언 탄생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누가 나오나
이 대회는 LPGA 투어 선수라도 상금랭킹 50위 이내에 들어야 나올 수 있는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이다.

그러나 5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출전을 포기한 선수가 많아 상금랭킹 72위까지 출전권이 돌아갔다.

대회 출전 자격이 정해진 시점을 기준으로 상금랭킹이 가장 높은 출전자는 5위 김미현(29.KTF)이다.

1위∼4위에 나란히 포진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크리스티 커(미국) 등 '빅스타'들이 모두 빠졌다.

그러나 LPGA 투어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거의 빠짐없이 출전한다.

22일 혼다 LPGA타일랜드2006에서 시즌 두번 째 우승컵을 거머쥔 한희원(28.휠라코리아)과 신인왕 이선화(20.CJ), 그리고 장정(26.기업은행), 이미나(25.KTF), 김주미(22.하이트맥주), 임성아(22.농협한삼인) 등 올해 '위너스 클럽' 회원은 총출동했다.

더구나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시즌 두번 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박세리(29.CJ)와 2003년 우승자 안시현(22), 2004년 챔피언 박지은(27.나이키골프), 지난해 우승컵의 주인공 이지영(21.하이마트) 등 역대 챔피언도 모두 모습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한국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3억원을 돌파하는 '슈퍼루키' 신지애(18.하이마트)와 박희영(19.이수건설), 최나연(19.SK텔레콤), 문현희(23.휠라코리아), 송보배(20.슈페리어) 등 한국여자프로골프 간판 선수들도 출사표를 냈다.

화려한 한국 선수들의 면면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나 미국 여자 골프의 '희망' 폴라 크리머, 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셰리 스테인하워(미국), 이선화와 신인왕을 다퉜던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장타자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등도 눈에 띄는 선수들이다.

▲한국 선수 시즌 11승 사실상 예약
출전 선수 가운데 상위 랭커가 대부분 한국 선수로 채워지면서 우승 후보는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로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2002년 이 대회가 창설된 이후 4차례 모두 우승컵은 한국 선수 차지였다.

한국 선수의 우승을 저지할 이렇다 할 강호도 눈에 띄지 않는다.

때문에 한국 선수의 시즌 11번째 우승은 사실상 예약됐다는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역시 초대 챔피언 박세리.
2002년 첫 대회 때 소렌스탐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고 당시 대회 타이틀스폰서였던 CJ와 다년 계약을 맺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던 박세리는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던 작년에는 출전권을 받지 못해 구경꾼 신세가 됐지만 올해 재기의 나래를 활짝 펴면서 4년만에 정상 복귀를 꿈꾸고 있다.

지난 17일 귀국해 대전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23일부터 현지에서 코스 답사에 나선 박세리는 "오랜만에 고국에서 경기를 치르게 돼 설렌다"면서 "우승을 차지해 더 이상 잊혀진 박세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고국 팬들에게 알리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올해 '코리언 파워'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김미현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지만 원숙한 경기 운영 능력과 장기인 투지를 앞세운 김미현은 2003년 박세리 이후 사라진 시즌 3승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태국에서 우승컵을 안고 금의환향한 한희원 역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을 노리고 있다.

신인왕을 차지한 이선화와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한 장정, 그리고 꾸준히 정상을 노크해온 이미나 등도 시즌 두번째 우승을 고국 무대에서 일궈내겠다는 각오다.

4년째 타이틀 방어를 해낸 선수가 없는 징크스를 깨겠다는 이지영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후보다.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 출전을 간절히 바라는 이지영은 이 대회 2연패로 태극 마크를 달겠다는 또 다른 동기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대회 3번째 신데렐라 탄생하나
이 대회는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LPGA 투어 멤버가 아닌 선수 우승이 잦아 '신데렐라 탄생지'로 불린다.

2003년 안시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에 갓 데뷔한 거의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지만 이 대회 우승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다.

우승 트로피와 2억여원의 상금, 그리고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한꺼번에 손에 넣은 안시현은 이듬해 LPGA 투어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작년 우승자 이지영도 한국여자프로골프 새내기로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꿈에 그리던 LPGA 투어 멤버가 됐다.

국내 선수들은 LPGA 투어 선수보다 코스 적응이 잘 되어 있어 올해도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신예 선수 가운데 우승자가 탄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즌 평균 타수를 60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이적 기록의 주인 신지애가 유력한 '신데델라' 후보 선수로 꼽힌다.

국내 무대를 평정하다시피한 신지애는 실력 뿐 아니라 어린 나이에도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돋보여 LPGA 투어 선수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완벽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박희영, 2년차 징크스를 벗어던진 최나연, 그리고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앞둔 문현희 등도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차지할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