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발표될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의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은 25일 러시아에 다녀온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와일드 카드 활용 방안'을 묻자 "당분간 내 머리 속에만 갖고 있겠다.

엔트리가 결정되면 그 때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아시안게임 엔트리는 20명이고 와일드 카드는 이 가운데 3명이다.

지난 2일과 6일 이란, 대만과 아시안컵축구 예선전에 기용된 엔트리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대표선수 24명 가운데 23세 이하는 9명에 불과하고 15명이 만 23세(1983년생)를 넘긴 선수들이다.

따라서 외형적으로는 와일드 카드 경쟁률이 5대1이나 된다.

하지만 이는 산술적인 계산일 뿐 모든 대표팀 자원 가운데 와일드 카드를 선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12월 도하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최대 종합 스포츠 이벤트이지만 월드컵이나 대륙축구선수권대회와는 달리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따라서 해외파를 차출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아시안게임 기간에 유럽 각국 리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설기현(27.레딩), 이영표(29.토튼햄), 차두리(26.마인츠05)를 부르기는 힘들다.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2월에도 재활훈련을 하고 있어야 할 시기다.

또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따낼 경우 병역 혜택을 받게 돼 있어 가능하면 병역을 끝내지 않은 선수가 뛰는 쪽이 전략적으로도 유리하다.

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23세 초과 선수는 김동진(24.제니트), 김두현(24.성남) 정도가 꼽힌다.

김동진은 왼쪽 윙백, 중앙 수비수,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라 베어벡 감독의 와일드 카드 첫 손가락에 꼽힐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리그는 다른 유럽 리그와는 달리 11월26일에 리그를 종료하고 혹한기에는 경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차출하는 데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현도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11월26일 끝나게 돼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베어벡 감독 입장에서는 와일드 카드 가운데 한 명 정도는 팀을 리드할 수 있는 고참급이 필요하다.

대부분이 23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되는 만큼 어린 선수들의 리듬을 조율하고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낼 김남일(29.수원), 이을용(31.FC 서울) 등이 적합한 자원이다.

김남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에도 와일드 카드로 선발됐지만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올림픽행을 중도 포기한 아픔이 있다.

아테네올림픽에는 정경호(광주)와 유상철(은퇴)이 와일드 카드로 뛰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