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안타깝게 무승부에 그친 '베어벡호(號)'가 대만전을 앞두고 '총력공격-대량득점'을 다짐하고 나섰다.

6일 대만과 2007 아시안컵 축구 예선 4차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은 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전술훈련에 몰두했다.

전날 회복훈련에 집중했던 대표팀은 이날 오전 훈련에서 '베스트 11'을 거의 확정한 뒤 밀집수비에 대비한 공격 전술을 가다듬는 데 집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술변화. '4-3-3 전술'을 고집했던 핌 베어벡 감독은 정조국(서울)과 조재진(시미즈)을 투톱으로 세우고 중앙 미드필더에 김두현(성남)-김남일(수원) 조합을 배치한 '4-4-2 전술' 카드를 내밀었다.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레딩)을, 포백(4-back)에는 이란전과 똑같은 이영표(토튼햄)-김동진(제니트)-김상식(성남)-송종국(수원)을 먼저 내세웠다.

베어벡 감독의 전술변화는 이란전에서 조재진이 상대 수비수의 밀착방어에 고립되면서 중앙 공격이 여의치 않았다는 판단뿐 아니라 최전방에 185㎝의 장신 공격수를 나란히 투입해 측면 공격에 의한 '골 사냥'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남일(수원)과 중앙 수비수 김동진-김상식 콤비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필드 플레이어를 전원 공격에 가담시키는 독특한 '인해전술'을 사용했다.

비주전 조에 6명의 선수를 '가상의 적'으로 투입한 뒤 밀집수비 대형을 만들어 주전조의 공격을 방해하게 만들었다.

말 그대로 측면을 통한 중앙 공격에 집중해 대만의 밀집된 공간을 뚫고 골을 넣기 위한 훈련에 '올인'을 한 것.
특히 베어벡 감독은 포백라인을 장학영(성남)-김영철(성남)-김진규(이와타)-조원희(수원)로 전원교체해 수비라인에 변화를 주면서 훈련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오후 훈련에서는 오전에 나섰던 주전조를 중심으로 약속된 플레이를 위한 공격 패턴 훈련에 집중했다.

하프라인 인근에서 패스를 시작해 중앙 미드필더가 볼을 잡은 뒤 좌우 측면 공격수에게 빠르게 볼을 내주고 크로스까지 올리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면서 공격의 흐름이 선수들에게 완벽하게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베어벡 감독은 이어 좁은 공간에서 원터치로 빠르게 볼을 패스해 공간을 만드는 훈련까지 병행해 대만의 밀집된 수비상황을 적절히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훈련에도 무게를 뒀다.

한편 오후 훈련 초반에 선수들을 4개조로 나눠 원형으로 손을 잡고 헤딩으로 볼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훈련으로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는 등 '이란전의 교훈'을 대만전에서 확실히 떨쳐버릴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했다.

한편 대표팀은 5일 오전 훈련을 쉰 뒤 오후에 대만전이 열리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가지 않고 오후 5시부터 파주NFC에서 마지막 훈련을 한다.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