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9.CJ), 김미현(29.KTF), 장정(26.기업은행), 위성미(17.나이키골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3일(한국시간) 오후 막을 올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전문가들이 꼽는 우승 후보들이다.

전문가들이 기량면에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우승을 하고 싶은 이유'가 제각각이다.

부활에 성공한 박세리는 완벽한 부활을 알리기에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이미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우승과 이후 4회 연속 '톱10'으로 재기를 확인했지만 소렌스탐, 웹 '3강 체제'의 일원으로 위상을 매기려면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 요긴하다.

특히 박세리는 이번과 같은 장소인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 골프링크스에서 열렸던 2003년 소렌스탐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친 설욕도 벼르고 있다.

김미현은 아직도 품어보지 못한 메이저 우승컵이 절실하다.

통산 7승을 수확했고 올해 이미 2승을 거뒀지만 '메이저 무관'이라는 꼬리표는 김미현의 가슴 속에 숨겨져 있는 아픔이다.

내년이면 30살이 되는 김미현은 샷과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 있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컵을 꼭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장정에게는 이 대회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이다.

더구나 메이저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한국 선수는 아직 없기에 장정도 두 선배에게 우승컵을 양보할 뜻은 전혀 없다.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도 우승컵이 절박하기는 어느 선수 못지 않다.

'LPGA 투어 대회 우승도 못하면서 남자 대회 출전에 몰두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위성미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정상에 올라 이런 비난을 잠재우겠다는 각오다.

더구나 이 대회를 마친 뒤 9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4럼버클래식에 출전하는 위성미는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PGA 대회 컷 통과 도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들 '코리언 4인방'에 맞서는 '골프여제' 소렌스탐은 "내 친구 타이거가 메이저 11승을 했는데 나도 11승을 해야겠다"고 우승에 대한 의욕을 밝혔다.

타이거 우즈와 소렌스탐은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수집할 때마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축하 인사를 주고 받는 사이.
소렌스탐이 지난 6월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메이저 10승을 채우자 우즈는 한 달 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 11승으로 한발 앞서갔다.

"우즈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너를 따라 잡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소렌스탐은 우승에 자신감을 표현했다.

'쇠락 기미가 뚜렷하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소렌스탐은 '아직 나는 건재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1인자를 노리는 추격자에게 알리겠다는 의도도 없을 수 없다.

웹은 브리티시여자오픈 최다승 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심산이다.

웹은 지금까지 이 대회를 3차례나 우승해 각각 1차례 우승에 그친 소렌스탐과 박세리를 압도하고 있다.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선 웹은 이 대회 우승으로 2000년 이후 5년 동안 소렌스탐에 내준 상금왕도 되찾겠다는 포부도 곁들였다.

한편 3일 오후 4시30분 현재 1라운드에서 6번째 홀까지 마친 이지영(21.하이마트)이 3번홀(파4)과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위성미는 1번홀(파3)과 2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고 루키 이선화(20.CJ)는 세 번째홀까지 이븐파, 장정도 1번홀을 파로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