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50) 수석코치를 독일월드컵축구를 끝으로 물러나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 후임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새 사령탑 선임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베어벡 수석코치가 지한파(知韓派)라는 점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대표팀 수석코치로 일하면서 한국 축구나 선수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둘째로는 베어벡 감독에 대한 현 대표팀 선수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다.

축구협회는 2007 아시안컵대회에 현 대표팀 선수가 대부분 참가하게 될 텐데 아무리 유능한 사령탑이 와도 선수들이 믿고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베어벡 본인이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점이다.

일단 2007 아시안컵 예선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베어벡 감독은 협회가 요청할 경우 2006 아시안게임이나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도 잡을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실제로 베어벡 신임 감독은 어떤 세계적인 감독과 비교하더라도 한국 축구만큼은 확실히 꿰뚫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대표급 선수들에 대해 충실히 파악을 해왔기 때문에 여느 내국인 감독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베어벡 감독은 현역 선수생활을 마감한 1981년부터 각종 대표팀 및 클럽팀에서 감독과 코치를 해오면서 충실히 지도자 경험을 쌓아왔지만 정작 자신이 직접 대표팀을 지휘해본 경험을 거의 없다.

2004년 1월부터 7개월 가량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팀 자체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150위권 밖으로 처져 있어 이 경력만 보고 실력을 검증하기는 어렵다.

축구협회도 이러한 지적에 "무엇보다 선수들이 인정하고 따르기 때문에 맡기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충실하게 반박하지 못했다.

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내다보고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축구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져 있는 가운데 베어벡이 앞으로 4년간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히딩크나 아드보카트 전임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줬는데 `카리스마 발휘형'이 아닌 `관리형' 지도자로만 비춰졌던 베어벡 감독이 이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현재로서는 축구협회의 베어벡 카드를 믿을 수 밖에 없다.

당장 코앞에 오는 8월부터 시작되는 2007 아시안컵 예선이 닥쳐 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은 일단 오는 30일 고향인 네덜란드로 떠나 휴식을 취한 다음 한국으로 복귀해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베어벡 감독이 기존 요하네스 본프레레나 움베르투 쿠엘류 감독처럼 중도에 사퇴하는 전철을 밟지 않길 기대해본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