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e simply the best. Better than all the rest.

Better than anyone(네가 정말 최고야. 어떤 사람보다 낫지. 누구도 따를 수 없어)."

딕 아드보카트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경기 전 작전회의 때면 어김없이 티나 터너의 노래 'The Best'를 들려준다.

멋진 골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자주 시킨다.

하프타임에도 질책 대신 격려를 훨씬 많이 한다. 지고 있으면 "좀더 밀어붙이면 이길 수 있다"고 어깨를 두드려주고,이기고 있으면 "지금 그대로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며 힘을 실어준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두 차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아드보카트 리더십의 골자는 '믿음'이다.

신념에 찬 리더의 에너지가 아래로 전달되면 그것이 팀 전체의 자신감으로 변하는 것이다.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것은 팀 전체가 공유하는 이런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찬스가 생길 것이라는,그래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선수들을 달리게 한다.

인적자원 컨설팅업체인 왓슨와이어트의 김광순 대표는 아드보카트를 "돌아봤을 때 항상 그 자리에 앉아 지켜봐주는 든든한 후견자"라고 표현했다.

"믿고 맡기는 리더십 스타일인 만큼 팀원들이 부담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드보카트는 '축구는 전쟁'이라고 믿었던 명장 리뉘스 미헬스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의 제자다.

그를 이어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았던 아드보카트도 이 생각은 그대로다.

물론 우리 태극전사에게도 이제 축구는 전쟁이다.

전쟁의 덕목은 무엇인가.

바로 승리다.

두 차례 전쟁에서 우리는 한 번은 이겼고 한 번은 지지 않았다.

두 차례 드라마는 신념의 리더십에 더해 변화무쌍하게 전술을 바꿔 가는 유연한 전략이 있어 가능했다.

그는 '버릴 줄 아는 경영자'(권오용 SK 기업문화실장)다.

프랑스전에서 공격 보강을 위해 토고전 골맛이 남아 있는 이천수를 뺀 것은 어지간해서는 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신장 상무는 "게임을 지배한 것은 한국 전통의 스리백 시스템 위에 포백 시스템을 숙달시켜 상대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높인 결과"라고 말했다.

신념에 넘치는 유연한 팀으로 태극전사들을 조련한 아드보카트는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 줄 아는 '자기 경영자'이기도 하다.

사실 그의 첫 이미지는 지나치게 강하다.

김광호 콤비마케팅연구원장은 "아드보카트는 르노의 최고경영자인 카를로스 곤과 같은 눈매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미소를 잃지 않기 때문에 따뜻한 카리스마가 넘친다"고 말했다.

이미지 컨설팅 업체인 바이오넷의 이완순 대표는 "아드보카트는 진취적인 리더십 이미지가 강한 직사각형 얼굴"이라며 "스트라이프 넥타이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뢰가 가는 이미지를 연출한 덕분에 남에게 호감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설 한경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