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F조 조별리그에서 탈락 위기에 몰린 일본이 18일(이하 한국시간) 1패를 당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6강 진출 불씨를 살리기 위한 벼랑 끝 대결을 벌인다.

배수의 진을 친 일본이 호주전 역전패의 악몽을 떨쳐내며 16강을 향한 한 가닥 희망을 살릴 수 있을지 아니면 탈락의 고배를 들을지 주목된다.

또 `죽음의 조' E조에서 나란히 개막전 승리를 챙긴 `동유럽의 복병' 체코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2차전 상대인 가나와 미국을 맞아 16강행 굳히기에 나선다.

◇E조 체코-가나(오전 1시.쾰른)


화끈한 득점포를 선보인 체코의 공격수 토마시 로시츠키(도르트문트)와 가나의 스트라이커 마이클 에시엔(첼시)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로시츠키는 앞선 미국전에서 연속골을 작렬하며 3-0 승리를 이끌어낸 해결사.
공격형 미드필더인 로시츠키는 특히 최장신(202㎝)의 주전 공격수 얀 콜레르(도르트문트)의 부상으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미국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콜레르는 허벅지 부상으로 남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벤치 신세를 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체코가 로시츠키와 그라운드를 지휘하는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유벤투스)와 호흡을 맞춰 공격을 주도한다면 가나를 2승 제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는 가나에는 첼시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했던 에시엔이 있다.

에시엔은 이탈리아전에서 상대 빗장수비를 뚫지 못해 0-2 완패를 빌미를 제공, 체코의 수비진을 허물고 실추된 명예 회복과 귀중한 1승을 올린다는 각오다.

◇E조 이탈리아-미국(오전 4시.카우저슬라우테른)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가 여세를 몰아 미국을 제물로 16강 굳히기에 도전한다.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이탈리아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에 1-2로 덜미를 잡혔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앞서 가나전에서 특유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순간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고 집중 공세를 퍼붓는 경기 운영으로 첫 단추를 잘 꿰 상승세를 살려 2승째를 수확하겠다는 심산이다.

개막전 때 득점하지 못했던 포워드 루카 토티(피오렌티나)와 델 피에로(유벤투스)가 투톱으로 출격, 미국의 문전을 위협한다.

예상을 깨고 개막전에서 체코에 0-3 참패를 안은 미국은 배수의 진을 쳤다.

드리블과 골 감각이 뛰어난 랜던 도너번(LA 갤럭시)과 용수철 점프로 헤딩슛에 능한 브라이언 백브라이드(풀럼)가 체코전 패배의 부진을 털고 골 사냥에 나선다.

◇F조 일본-크로아티아(오후 10시.뉘른베르크)

양팀 모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나란히 개막전 패배를 안아 2차전에서도 진다면 16강행 희망을 완전히 날아가기 때문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지쿠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아시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꼽히는 나카타 히데토시(볼턴)와 나카무라 슌스케(셀틱), 오노 신지(페예노르트)가 주축인 탄탄한 미드필더진의 강한 압박으로 크로아티아의 수비진을 허물겠다는 복안이다.

주전 공격수인 다카하라 나오히로(함부르크)와 야나기사와 아쓰시(메시나)도 1차전에서 침묵했던 득점포 가동을 벼르고 있다.

역시 벼랑 끝에 몰린 크로아티아도 장신 스트라이커 다도 프르쇼(레인저스)를 앞세워 세밀한 중앙 침투를 통해 일본 수비진을 뚫고 첫 승 수확에 나선다.

특히 우승 후보인 브라질과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벌어야 하는 일본과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크로아티아는 2차전에 올인할 수 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