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날개' 김동진(24.FC서울)이 드디어 출격 기회를 잡았다.

김동진은 독일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32개국 736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불운한 세 명 중 하나였다.

지난해 8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최종전에서 옐로카드 두 장을 받아 퇴장당하면서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토고전에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1차전 출전 정지를 당한 선수는 김동진과 독일의 신예 포워드 미케 항케(VfL 볼프스부르크),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뿐이었다.

김동진은 다행히 오는 19일 오전 4시 라이프치히 젠트랄 슈타디온에서 열리는 프랑스와 2차전에는 징계가 풀려 출전이 가능해졌다.

김동진은 아드보카트호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지난 4일 가나와 최종 모의고사까지 치른 17차례 공식 평가전(아시안컵 예선 1경기 포함)에서 모두 15차례 출전했다.

출전률은 무려 88%이고 15차례 중 13번이나 선발로 나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만큼 신임했다는 반증이다.

김동진은 특히 아드보카트호가 스리백(3-back)을 쓴 지난해 10월 이란전, 11월 스웨덴전,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는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한 번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두 번은 스리백의 왼쪽 수비수로 나섰다.

지난 1월29일 홍콩에서 열린 칼스버그컵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캐넌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뿜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김동진은 아드보카트호의 전형적인 '멀티 플레이어'로 손꼽힌다.

원래 자리인 포백(4-back)의 왼쪽 윙백부터, 스리백의 왼쪽 수비수, 스리백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까지 상황에 따라 즉시 투입이 가능한 자원이다.

본프레레호 시절과 아테네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왼쪽 측면에서 공수를 오가며 활발한 멀티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심지어 소속 팀 FC서울에서는 포워드로 뛴 적도 있을 정도다.

김동진은 토고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비록 1차전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다음 경기에 어떻게 할 지 지시를 기다리면서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상대 프랑스를 맞이해서는 "선수 개인끼리 부딪히면 모르겠지만 팀으로 맞붙으면 자신이 있다"고도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김동진의 가세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당장 김동진을 투입하면서 어떤 변형 전략을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인다.

183㎝의 김동진은 체격과 고공전 능력에서도 프랑스의 장신 공격수들을 막기에 적합하다.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경쟁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쾰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