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복병' 토고를 넘어선 한국팀의 '유럽팀 사냥'이 시작된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프랑스와 신흥 유럽 강호로 주목받는 스위스를 넘어야 2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유럽팀은 전력이 앞서는 것은 물론 독일의 인접 국가로서 홈 경기나 다름 없는 이점까지 안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한국팀은 그동안 그리스 핀란드 크로아티아 덴마크 등과 평가전을 가지며 유럽팀 공략을 준비해온 데다 토고를 꺾은 상승세까지 타고 있어 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프랑스,체력으로 넘어라=오는 19일 새벽 4시 라이프치히에서 맞붙게 될 '아트 사커'의 프랑스는 자타가 손꼽는 강력한 우승 후보.

티에리 앙리,지네딘 지단,릴리앙 튀랑 등 세계적 스타들이 버티고 있다.

더구나 2002 한·일월드컵 조별 리그 탈락,유로 2004에서의 8강 탈락 등으로 당한 수모를 이번 월드컵에서 갚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기세가 만만찮다.

'중원의 사령관'으로 불리는 지단과 그의 후계자로 꼽히는 23세의 신예 프랑크 리베리,주포 앙리 등이 공격진을 형성하고 클로드 마켈렐레와 파트리크 비에라는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다.

릴리앙 튀랑,윌리 사뇰,에리크 아비달,파비앵 바르테즈 등이 최상의 호흡을 맞추는 '포백' 수비 라인도 튼튼하다.

그러나 주전 대부분이 서른을 넘긴 노장들이고 평균 연령이 30.6세인 프랑스는 체력이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

중국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도 막판 체력 고갈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따라서 막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강력하게 압박한다면 뜻밖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은 2002년 5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대등한 승부 끝에 프랑스에 2-3으로 석패했다.

당시 득점포를 가동했던 박지성과 설기현 등 10명의 선수들이 이번에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어 체력과 투지,자신감으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위스, 수비 허점을 뚫어라=오는 24일 새벽 4시 하노버에서 만날 스위스는 선수들의 명성은 프랑스보다 덜하지만 패기로 무장한 신예들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되는 유럽의 신흥 강호다.

독일과는 국경을 접한 이웃 나라로 옆집에서 경기를 치르는 셈.

주전 선수 중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만도 7명이나 된다.

특히 간판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프라이를 앞세운 공격력과 미드필드의 핵 요한 보겔의 중원 장악력은 경계대상 1호다.

장신 수비수 센데로스(190cm)와 주루(191cm)도 껄끄러운 요소다.

더욱이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이탈리아 중국 등과 다양한 평가전을 치르면서 경기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는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이다.

트랑킬로 바르네타(레버쿠젠),발론 베라미(라치오) 등 팀의 주축을 이루는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뛴 경험이 전혀 없고 유럽선수권 본선 같은 큰 경기를 치러 본 적도 없다는 것.

특히 장신 수비수들의 순발력이 떨어지고 좌우 풀백의 잦은 공격 가담으로 측면이 비어 있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약점을 겨냥한 역습과 빠른 돌파로 스위스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면 상대방의 골문이 열린다는 얘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