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지난달 말 스위스 루체른호 인근 작은 마을인 베기스에 독일 월드컵 캠프를 차리고 훈련할 때는 날마다 수 천여 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훈련장 입장권을 20유로(약 2만4천 원)나 받았는데도 관중으로 넘쳐났다.

독일 남부 소도시 방겐에서는 토고 대표팀이 브라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구 1만6천여명의 방겐에 훈련 캠프를 마련한 토고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한국시간) 알고이 스타디움에서 팬 공개 훈련을 가졌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최소 한 차례 이상 의무적으로 훈련 과정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는데 이날이 바로 그 날이었다.

경기장엔 마치 A매치라도 벌어지는 것처럼 훈련 시간 1시간 여 전부터 시민들이 하나둘 찾아 들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7일 열린 토고와 현지 아마추어팀 FC방겐과 평가전 때 방겐 시민의 토고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확인됐지만, 이들은 평일 오후 열린 훈련 모습을 지켜 보려고 또다시 줄줄이 경기장을 찾았다.

시민들은 토고 선수들이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늦게 경기장에 들어섰지만 준비한 토고 국기를 흔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토고 선수단의 입장과 함께 아프리카 전통 리듬의 음악이 터져 나왔고, 토고 선수들은 훈련 내내 귀에 익은 가락에 맞춰 춤추듯 훈련하며 모처럼 보기 드문 팬 서비스를 했다.

미하엘 발라크(독일), 호나우지뉴(브라질) 등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일찌감치 본부석 쪽 좋은 자리를 차지한 한 무리의 꼬마 팬들은 이날 만큼은 "에..마..뉘..엘(아데바요르)!"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토고 대표팀의 열혈 팬이 됐다.

브라질 대표팀의 훈련 때처럼 일부 극성팬이 그라운드로 난입하는 일은 없었지만 방겐 시민들은 아프리카 미지의 나라 토고 선수들과 함께 한바탕 축제의 장을 벌였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훈련이 끝나갈 즈음 오토 피스터 토고 대표팀 감독과 일부 선수들이 관중석 쪽으로 와 사인을 해 주자 순식간에 시민들이 에워싸 미리 준비한 팸플릿과 축구공, 심지어 자신이 입고 있는 상의를 끌어당겨 내밀며 사인을 받아갔다.

토고 선수들은 이날 러닝으로 가볍게 몸을 푼 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 뺏기, 5대5 족구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토고 대표팀은 9일부터는 오전 한 차례만 훈련을 갖고, 오후엔 비디오 분석을 하면서 오는 13일 열릴 한국과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방겐<독일>=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