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오 사다하루(王貞治) 감독 앞에서 홈런 방망이 시위를 벌였다.

이승엽은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홈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3-3으로 맞선 7회말 1사 1루 볼카운트 0-1에서 상대 투수 미세 고지(좌완)의 2구째를 밀어쳐 좌월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3일 인터리그 세이부 라이온스전 이후 3일, 2경기 만에 터진 시즌 9호 홈런.
지난 14일 세이부전에서 9일 만의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을 재개했던이승엽은 WBC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오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호쾌한 장타력을 뽐냈다.

1회 2사 2루에서 1루쪽 강습타구를 날린 뒤 상대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이승엽은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

이어 3회 1사 1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5회에는 시미즈 다카유키의 1점 홈런과 니오카 도모히로의 랑데부 솔로아치로 3-1로 앞선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아라가키와 10구까지 가는 대결 끝에 볼넷을 골라냈으나 득점하지는 못했다.

이승엽은 7회 제레미 포웰이 2점을 내줘 3-3 동점이 된 7회 타석에 올라 미세의 꽉찬 138㎞짜리 공을 통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역전 2점 홈런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이던 8회 2사 2, 3루에서는 삼진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홈런 1개 등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이승엽은 시즌 타율을 종전 0.291에서 0.290으로 조금 떨어졌으나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7-3로 승리,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이승엽은 "최근 팀에 기여하지 못했는 데 역전 홈런을 쳐 기분 좋다.

안타라고 생각하고 쳤는 데 홈런이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