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규칙을 잘 알면 타수를 줄일 수 있다'

최경주(36)와 위성미(17.이상 나이키골프)가 SK텔레콤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규칙을 100% 활용하는 영악한 경기 운영으로 1타씩을 벌었다.

위성미는 4번홀(파3)에서 티샷이 다소 짧아 해저드에 볼이 빠지고 말았다.

4번홀은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모두 연못으로 이뤄져 있는데 위성미의 볼은 연못을 겨우 넘겼지만 해저드 구역을 표시하는 빨간 선 안쪽에 떨어져 사실상 해저드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해저드에 곧바로 들어갔다면 티박스에서 세 번째샷을 쳐야 했던 위성미는 볼이 해저드 구역 바깥쪽에 일단 떨어졌다가 뒤로 굴러 해저드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볼이 떨어져 패인 '피치마크'를 근거로 내세운 주장이 경기위원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위성미는 티박스가 아닌 그린 바로 앞에서 세번째 샷을 칠 수 있었고 무난하게 핀에 붙여 보기로 막아냈다.

만약 이런 주장을 하지 않았고 또 이런 주장이 경기위원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를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최경주도 노련한 선수답게 골프 규칙을 잘 활용했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최경주는 벙커에서 건져낸 볼이 핀과 4m 이상 떨어져 파세이브가 쉽지 않았다.

최경주가 퍼터로 굴린 볼은 홀에 걸렸고 최경주는 한동안 볼을 주시하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볼은 한동안 컵 끝에 걸려 있다가 컵 속으로 툭 떨어졌다.

골프규칙에 따르면 퍼팅한 볼이 컵에 걸려 있을 때는 10초 동안 기다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선수가 퍼팅을 하고 홀로 걸어와 홀 주변에서 기다리는 시간.
최경주는 퍼팅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10초 룰'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물론 규칙에는 "부당한 지체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최경주는 이 같은 규정을 100% 활용해 1타를 번 셈이다.

최경주는 "퍼팅한 볼이 살짝 움직이는 것 같아 한참 동안 쳐다봤다"고 말해 규정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천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