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300홈런이다'

9일 프로야구 문학 현대전에서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253홈런으로 이만수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코치를 넘어 포수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SK 와이번스의 안방마님 박경완(34)이 300홈런 고지를 향해 새롭게 출발한다.

박경완은 신기록을 작성한 뒤 "이제는 포수 최초로 300홈런에 도전해 보고 싶다"며 목표를 다부지게 밝혔다.

그는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나 이만수 선배의 기록을 넘어서는 253홈런을 때렸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해 박경완의 이날 기록은 '포수 출신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으로 불러야 마땅하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에 비해 한국 야구에서는 포지션별 기록을 세세하게 분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박경완이 포수로 나섰을 때 때린 홈런과 대타 또는 지명타자로 나섰을 때 그린 아치의 수치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포수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 중인 마이크 피아자(샌디에이고)는 9일 현재 398홈런을 터뜨려 400홈런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피아자는 그 중 377개를 포수로 출장했을 때 때렸다.

박경완이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몇 개의 홈런을 때렸는지는 기록을 다시 검토해야 하지만 지명 또는 대타로 출장한 경우가 1년에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점에서 포수 통산 최다 홈런의 순수성은 이만수의 그것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만수는 현역 말년에 1루로 돌아섰다.

볼배합과 투수 리드 능력, 한 방 있는 방망이 실력까지 박경완은 지난 수년간 한국 최고 포수로 평가 받아왔다.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데뷔한 그는 현대(1998)를 거쳐 2003년 SK로 이적한 16년차 베테랑이다.

박경완은 9일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새 금자탑을 세운 뒤 쌍방울 시절 혹독한 조련을 통해 자신을 최고 포수로 이끈 김성근 전 감독(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코치), 조범현 당시 배터리 코치(현 SK 감독)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제 최고 포수라는 최고의 찬사를 뒤로 하고 박경완이 300홈런 고지 등정을 위해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타팀 포수들과의 경쟁이다.

박경완은 "다른 팀의 후배 포수들이 분발해 내 기록을 깰 수 있기를 바란다.

또 다 같이 안방마님으로 장수했으면 좋겠다.

포수라는 특성상 70~80%는 수비에 치중하더라도 후배들이 타격에서도 나와 경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 또한 2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 300홈런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