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 감독님이 보고 계신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었습니다. 팀원들이 잘 해줬고 저는 마무리만 한 것 뿐입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21.FC서울)은 25일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플레이를 지켜보러 직접 제주도에 내려온 현장에서 두 골이나 뿜어냈지만 늘 그렇듯이 특유의 담담한 톤으로 경기 후 소감을 전했다. 윙포워드 자리를 놓고 독일행 최종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면 제법 상기될 법도 했지만 여전히 침착한 반응이었다. 이날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1분과 41분 최원권의 프리킥을 연달아 헤딩골로 연결한 박주영은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다. 우리 팀이 하려는 의지가 있고 수비가 탄탄해져 나는 마무리만 한 것 뿐"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올 시즌 3호골을 뽑은 박주영은 지난 시즌 30경기 18골에 더해 불과 34경기 만에 20호를 돌파하고 통산 21골째를 기록했다. 박주영은 이날 리그 통산 세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할 기회도 두 차례 있었지만 팀 동료들에게 더 좋은 찬스를 열어주려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 33분 단독 찬스에서 신예 미드필더 송진형(19)에게 패스를 했고 후반 37분에도 직접 슈팅할 기회를 잡았지만 선배 정조국(22)에게 득점 찬스를 양보했다. 골로 연결되지 않아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리그 2년차 징크스를 전혀 모르는 듯 맹활약하며 FC서울의 개막 4경기 무패 행진(2승2무)을 이끈 박주영은 '왜 직접 해결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우리 팀에는 나 말고도 골을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패스했다"고 답했다. 박주영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관전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골 퍼레이드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서울로 향했다. 통역 박일기씨와 함께 한국에 온 이후 처음 제주도를 찾은 아드보카트 감독으로서는 여러모로 흐뭇한 나들이가 된 것 같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