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무대는 아마 마스터스가 될 것' 이렇게 '꿈의 무대' 마스터스 우승을 열망해 온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마스터스 예비고사'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5년 연속 출사표를 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밤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 7천93야드)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총상금 800만 달러에 우승상금이 144만 달러에 이르고 까다로운 조건을 갖춘 선수만 출전할 수 있어 사실상 메이저대회를 능가하는 초특급 대회다. 마스터스 2주 전에 열려 메이저 왕관을 겨냥한 전초전 성격을 띤 이 대회에는 내로라하는 강호들은 출전해 우승 경쟁이 더없이 치열하다. 이 같은 특급 대회에 2002년부터 5년 연속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최경주가 지닌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 하지만 최경주는 이 대회에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처음 출전했던 2002년에는 공동 28위를 차지해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이듬해는 컷오프됐고 2004년에는 공동 42위, 그리고 작년에도 컷 통과에 실패했다. 해마다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제법 짭짤한 소득을 올렸던 최경주로서는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도 어느 정도 활약을 보일 때다. 올해 '톱 10' 입상 한번 없이 중위권을 맴돌고 있는 최경주는 늘 상반기 때는 마스터스를 염두에 두고 컨디션을 조절해왔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러프가 무성하고 그린 주변에 함정이 많은 코스 특성상 최경주로서는 상위 입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전 선수 면면도 최경주에게는 벅찬 상대로 즐비하다. 20일 끝난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20위에 그치면서 체면에 손상이 간 타이거 우즈(미국)가 언제나 그렇듯 우승 후보 0순위다. 지난 2001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자는 같은 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에 마침표를 찍었던 우즈는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할 태세다. 우즈의 독주에 숨 죽이다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빈틈'을 발견한 대항마들의 출사표도 만만치 않다.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레티프 구센(남아공), 데이비드 톰스(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애덤 스콧(호주), 짐 퓨릭, 채드 캠벨(이상 미국) 등이 우즈에 맞설 우승 후보들로 거론된다. 죠프 오길비(호주), J.B 홈스(미국) 등 올해 들어 기존 강호들을 위협하고 있는 신예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부상 후유증 때문에 들쭉날쭉한 성적을 내고 있는 나상욱(22.코오롱)도 이 대회에 출전한다. 한편 대회가 열리는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는 그리 길지는 않으나 항아리형 벙커와 해저드를 비롯한 함정이 많아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이 요구된다. 특히 아일랜드 그린인 17번홀은 해마다 숱한 선수들이 티샷을 물에 빠트리며 우 승의 꿈을 날려버린 곳으로 유명하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선수들이 물에 빠트린 볼은 나흘 동안 69개에 이르렀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