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독(毒)을 품고 뛰었죠"


전날 독일 엘푸르트에서 폐막된 2006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여자부 종합 1위를 차지한 '차세대 유망주' 김유림(16.의정부여고)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스프린터' 김유림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500m와 1,000m, 1,500m를 석권, 3관왕이 된 뒤 3,000m에서 중위권의 성적을 거두면서 여자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1976년 이영하가 3,000m와 5,000m에서 우승해 남자부 종합 1위에 오른 지 30년 만이다.


금메달 4개를 목에 걸고 나오는 순간 일제히 터진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깜짝 놀란 김유림은 "입국장을 걸어나오면서까지도 내가 종합 1위를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유림은 "토리노동계올림픽 때는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던 터라 컨디션 조절도 제대로 못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며 "올림픽을 다녀와서 체력보충과 지상훈련을 꾸준히 했던 게 이번 대회 종합 1위의 바탕이 됐다"고 강조했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머니와 아버지 품에 안겨 눈물을 글썽인 김유림은 "코칭스태프가 '한번 역사를 만들자'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고 500m와 1,000m가 끝난 뒤부터 독(毒)을 품고 뛰었다"고 우승 순간을 전했다.


김유림은 특히 "동계올림픽 때부터 (이)상화 언니가 옆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이번에도 매일 격려전화를 해주고 모르는 것도 많이 가르쳐줬다"며 '선수촌 룸메이트'였던 이상화(17.휘경여고)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여름부터 쇼트트랙 선수들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 하루 네 차례 훈련에 야간훈련까지 소화해냈다"며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줘 국내에서 인기도 올라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유림은 "내년 장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때 메달을 따내는 게 남은 과제"라며 "올 여름에도 이를 악물고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입국한 김유림을 비롯해 여자부 종합 3위를 차지한 이주연(19.한국체대) 등 남녀 주니어 대표 6명은 15일부터 23일까지 태릉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에 나서게 된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