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24일 올들어 처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다.


무대는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골프장(파72.6천519야드)에서 사흘간 열리는 LPGA 투어 필즈오픈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데뷔전을 치른 위성미로서는 일본프로골프 카시오월드오픈과 올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 이어 프로대회 네번째 출전이다.


하지만 삼성월드챔피언십이 20명만 출전한 대회였고 더구나 실격이 되면서 공식 기록조차 남기지 못한 데다 나머지 두 대회가 남자대회였기 때문에 위성미에게는 필즈오픈이 사실상 프로 데뷔전이나 다름없다.


프로로 전향하자마자 2개월만에 상금 한 푼없이도 수입랭킹 15위(800여 만달러)에 올랐고 21일 발표된 세계여자랭킹 3위를 차지한 위성미는 그러나 "우승하는 법을 알긴 아느냐"는 비아냥을 받고 있어 이번 대회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더구나 코올리나골프장은 위성미에게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

주니어 시절부터 코올리나골프장 출입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진 위성미는 대회를 앞두고 집중 탐구까지 마쳐 이곳에서 처음 경기를 치르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절대 유리한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필즈오픈이 위성미의 우승을 염두에 두고 코스를 이곳으로 정하는 등 위성미의 프로 첫 우승을 위한 '맞춤대회'라는 의혹마저 제기될 정도다.


남자 선수들에 버금가는 장타력과 갈수록 능숙해지고 있는 쇼트게임 능력에다 코스를 손바닥처럼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 첫 우승 가능성은 높지만 문제는 부담감이다.


특히 위성미는 이번 대회에서 '싸움닭' 모건 프레셀(미국)과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과 프로 무대에서 격돌하게 된다.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프레셀은 위성미에 비해 우승 경험이 풍부한데다 엄청난 몸값을 받은 위성미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실력으로 위성미의 콧대를 눌러주겠다는 투지가 눈에 보인다.


미야자토 역시 일본에서 2년간 무려 11승을 올린 관록이 위성미에 앞선다.


또 아마추어 시절부터 자주 비교 대상이 되어 왔지만 "미셸은 내 상대가 아니다"고 공언해왔던 폴라 크리머(미국)도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24명에 이르는 '고국 언니'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김주미(22.하이트)의 개막전 우승으로 잔뜩 사기가 올라 있는 한국 낭자군은 전원이 우승 후보나 다름없다.


이밖에 크리스티 커(미국),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도 반드시 젖혀야할 벅찬 상대들이다.


한편 일본 기업이 타이틀스폰서를 맡고 일본 기업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리는 필즈오픈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7명이 초청선수로 참가해 '작은 한일전'이 예상된다.


작년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때 장정(26)보다 더 작은 키로 눈길을 끌었던 바바 유카리를 비롯해 일본 선수 대부분이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 일본 대표로 채워졌다.


SBS골프채널이 24일부터 26일까지 오전 8시30분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