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올 시즌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다짐하며 지난 겨울 구슬땀을 흘려왔던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점검 받는다. 보통 투수들이 먼저 훈련하는 관례에 따라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의 기아 타이거즈 캠프에서 훈련 중이던 LA 다저스의 우완 투수 서재응이 16일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캠프를 시작한다. 남가주대학(USC)에서 개인 훈련을 벌인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7일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플로리다 브래이든턴 현대 유니콘스 캠프에 있던 김선우(29)와 일찌감치 소속팀 캠프에 입소한 김병현(27.이상 콜로라도)이 18일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차례로 몸을 푼다. 두 명의 한국인 타자 최희섭(27.LA 다저스)과 추신수(24.시애틀 매리너스)는 21일 각각 베로비치와 피오리아 캠프에 합류, 팀 훈련을 지속한다. 반면 15일 신시내티 레즈에서 충격의 방출대기 조치를 당한 좌완투수 봉중근(26)은 당분간 팀의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훈련하며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기다릴 예정이다.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각 팀의 4~5선발 투수로 거론된 박찬호,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은 자율 훈련 결과를 팀내 코칭스태프로부터 평가 받고 캠프 초반부터 경쟁자들과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전망에 따르면 박찬호는 4~5선발로 베테랑의 농익은 기량을 보여준다면 팀에 큰 도움을 줄 선수로 평가 받았다. 서재응은 이전 소속팀인 뉴욕 메츠에서 영리한 투구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으며 다저스에서는 5선발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병현은 콜로라도의 4선발로 언급된 반면 김선우는 스윙맨(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투수)으로 분류돼 김선우가 캠프에서 경쟁자인 쟈크 데이를 제치고 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이들 4명이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올해 숱하게 선발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여 어느 때보다 강한 승부욕으로 훈련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 되면 한국 복귀'라는 배수의 진을 친 봉중근은 계속 미국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괴롭혔던 어깨와 손 부상에서 말끔히 벗어났다는 것을 이번 캠프에서 타구단 스카우트에게 입증할 필요가 있다. 그는 다른 구단 이적이 안 될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거나 국내 복귀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영입으로 백업 1루수로 밀려난 최희섭과 시애틀 외야의 한 자리를 노리는 추신수도 새롭게 연마한 타격 기술을 선보여 코칭스태프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하는 처지다. 추신수를 제외하고 WBC 한국대표팀에 뽑힌 6명은 일단 소속팀의 캠프 훈련에 전념한 뒤 대표팀 소집일인 2월19일을 일주일 가량 넘겨 24~26일 사이 일본 후쿠오카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마이너리그 트리플A 버펄로 바이슨스와 1년간 10만 달러에 계약한 '풍운아' 최향남(35)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월봉 1만 달러에 전격 계약한 송승준(26) 등도 스프링캠프에서 실전 투구를 통해 빅리그 진입을 타진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