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홈디포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미국의 평가전은 끝내 철저한 비공개 원칙 하에 치러지게 됐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LA 현지에 취재하러온 국내 취재진으로부터 비공개 원칙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받았으나 "비공개 원칙은 양국 대표팀 감독끼리 사전에 한 약속"이라며 '변경 불가'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한.미 평가전이 성사된 것은 지난해 12월10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조 추첨식 직전이었다. 당시 현장에 온 브루스 어리나 미국 감독은 아드보카트호가 2월 초 미국에서 전지 훈련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스파링 파트너'가 되주겠다고 제안했고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를 수락했다. 미국대표팀도 아드보카트호와 같은 홈디포센터를 대표팀 공식 훈련장으로 쓰기 때문에 모든 여건이 딱 들어맞았다. 단 조건은 비공개였다. 중계는 물론 관중 입장도 불허되고 취재진 접근까지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축구협회는 보안요원들을 동원해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비공개 원칙이 마련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미국이 오는 1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과 평가전을 갖기 때문이다. 이 경기는 공식 A매치인데다 미묘한 마케팅 문제가 걸려있어 미국이 한국과 먼저 치르는 경기가 중계될 경우 김이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전력 보안에 민감한 미국 측의 입장이 우선적으로 반영됐다. 또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이번 전훈에서 아시안컵 예선까지 총 10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와중에 한 경기 정도는 비공개로 한다면 부담없이 '전술 실험'을 하는 데 여러모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