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2005-2006 V-리그 5라운드 중립경기 사흘째 남자부 삼성화재전에서 숀 루니-후인정 좌우 쌍포를 앞세워 3-2(20-25 17-25 25-14 25-20 15-9)로 승리했다. 19승2패가 된 현대는 2위 삼성화재(17승5패)와 승차를 '2'로 벌리고 챔피언결정전 자동 진출권이 보장되는 정규리그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현대캐피탈은 또 지난 22일 삼성화재에 당한 1-3 패배를 8일만에 깨끗이 설욕하며 시즌 팀간 전적에서도 3승2패로 다시 앞서 나가게 됐고, 프로배구 출범 뒤 양팀 상대 전적에서도 6승7패로 바짝 따라붙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갈색폭격기' 신진식이 전성기에 버금가는 스파이크 쇼를 펼치며 분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쳐 아쉬움이 컸다. 첫 세트 신진식-석진욱 레프트 듀오의 스파이크가 폭발해 22-15로 여유있게 앞선 삼성화재는 후인정 대신 교체돼 들어간 상대 라이트 박철우의 기세에 눌려 24-20으로 쫓겼으나 장병철의 백어택이 가세해 기선을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는 2세트 초반 석진욱의 신들린 듯한 스파이크 쇼에 교체 투입된 센터 신선호의 속공까지 가세하며 14-10으로 앞서 나갔고, 고희진이 윤봉우, 박철우의 공격을 연속으로 차단하며 쐐기를 박았다. 반면 1세트에서 단 1개의 블로킹만 성공시켜 '장신군단'의 체면을 구긴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센터진의 침묵 속에 1-5로 오히려 블로킹 열세를 보여 맥없이 주저앉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3세트부터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루니가 위력적인 고공 스파이크를 퍼붓고, 이선규와 윤봉우 센터진의 손끝이 살아나며 매서운 반격을 개시했다. 현대캐피탈은 루니와 '살림꾼' 장영기가 왼쪽에서 번갈아가며 터뜨린 불꽃 스파이크를 앞세워 가뿐히 한 세트를 만회한 뒤 4세트에서는 첫 세트 때 부진했던 '스커드미사일' 후인정이 노련미를 발휘하며 22-16으로 앞서나갔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후반 1주일전 한국 땅을 밟은 상대 새 용병 윌리엄 프리디에게 연속으로 뚫려 23-20까지 쫓겼지만 후인정의 스파이크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윤봉우가 장병철의 공격을 가로막아 경기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갔다. 5세트에서는 몸을 던지는 수비와 철벽 블로킹으로 무장한 현대캐피탈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장영기와 후인정, 루니가 번갈아 가며 상대 코트를 맹폭한 현대캐피탈은 초반 5-0으로 앞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현대캐피탈은 신진식의 고군분투에 12-9까지 쫓겼지만 루니의 직선 공격에 이어 후인정이 신진식의 공격을 차단해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장병철의 공격이 그대로 라인을 벗어나며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KT&G가 '맏언니' 최광희의 진통제 투혼을 앞세워 임유진이 분전한 도로공사를 3-1(25-21 12-25 25-21 25-14)로 제압했다. 앞선 현대건설, 흥국생명 두 경기를 모두 0-3으로 잃어 부진에 빠졌던 KT&G는 2연패 사슬을 끊고 흥국생명-도로공사에 이어 여자부 3번째로 10승(8패)고지에 올라 현대건설(9승8패)을 제치고 3위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