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킬러 나도 있다' K-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천수(25.울산 현대)가 아드보카트호 득점 전쟁에 불을 붙였다. 이천수는 29일 홍콩에서 열린 홍콩 칼스버그컵 4개국 축구대회 크로아티아와 첫 경기에서 후반 5분 승리를 확인하는 축포를 쏘아올렸다. 이동국(포항)의 정확한 로빙패스가 돋보였지만 바운드를 침착하게 눈으로 세듯 맞춰본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때린 오른발 논스톱 슛이 더 빛났다. 크로아티아 골키퍼 디틀리차가 몸을 날려봤지만 도저히 막기 힘든 깨끗한 골이었다. 이천수는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기도 했지만 A매치 골맛을 본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본프레레호 시절이던 2004년 9월8일 베트남과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그림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킨 뒤 1년4개월여 만이다. A매치 통산 기록은 54경기 6골. 2000년 4월 라오스와 아시안컵 예선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면서 데뷔골을 터뜨린 뒤 그동안 뛴 경기 수를 감안하면 득점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이천수에게는 아드보카트호 공격진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번째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는 점이 더 반가운 일이다. 지난 21일 그리스전에서 컴퓨터 프리킥으로 박주영(FC서울)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한 이천수는 이로써 1골 1도움을 공격 포인트로 쌓았다. 박주영(2골)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이천수는 지난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와의 경기와 그리스를 상대로 선발로 나왔고 25일 핀란드전에는 박주영 대신 교체 투입됐다. 이날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는 후반 28분 박주영과 교체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리톱(3-top) 공격조합을 요리조리 바꿔가면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가운데 득점포를 쏘아올려 강인한 인상을 남긴 뒤 뿌듯한 기분으로 벤치에 앉은 셈이다. 이천수는 경기 직후 "볼을 차는 순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설 선물을 팬들에게 안겨드려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