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 기간에도 스포츠 빅이벤트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흘간 계속되는 설 연휴에는 민족 고유의 스포츠인 민속씨름이 경북 구미에서 펼쳐지고 한중 올스타전 관계로 잠시 쉬었던 프로농구도 다시 치열한 순위 경쟁을 시작한다.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 대비해 전지훈련에 나선 축구대표팀은 홍콩에서 승전보를 준비하고 있다. ◇민속씨름= 민속씨름이 28일부터 사흘간 경북 구미의 박정희체육관에서 설날장사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16개 씨름단에서 총 114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규모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아마추어 최강팀으로 군림해온 서울 동작구청과 울산 동구청등이 참가해 프로팀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현대삼호중공업과 양보없는 일전을 벌일 전망이다. 다만 해체된 신창건설 씨름단 선수 중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던 김영현, 황규연(이상 백두급), 조범재, 이준우(이상 한라급) 등이 부상과 훈련 부족을 이유로 불참하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씨름팬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아마씨름 강호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하다. 28일 오후 1시10분에는 태백.금강 통합장사전, 29일 오후 1시20분에는 한라장사전, 30일 오후 1시20분에는 백두장사전이 열리며 KBS-1TV로 생중계된다. ◇프로농구.프로배구= 한중 올스타전으로 휴식을 취한 프로농구 각팀들이 치열한 레이스를 다시 시작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원주 동부와 서울 삼성, 울산 모비스의 경기. 삼성은 2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최하위 인천 전자랜드, 모비스는 29일 울산에서 창원 LG, 동부는 같은날 원주에서 대구 오리온스와 격돌한다. 여자프로농구는 30일 전주원과 태즈 맥윌리엄스을 앞세운 신한은행과 특급 용병 타미카 캐칭의 우리은행이 맞붙는 빅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배구 코트에서도 빅매치가 줄줄이 잡혀있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 다. 28일에는 보험업계 라이벌인 남자부 삼성화재와 LG화재가 자존심을 걸고 맞붙고, 설날인 29일에는 LG화재와 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3위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30일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라이벌전은 배구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올 시즌 V-리그에서 2승2패의 호각세를 이룬 두 팀이 남은 시즌 주도권을 틀어 쥐기 위해선 이날 반드시 이겨야하는 만큼 불꽃 튀는 스파이크 대결이 예상된다. 현대캐피탈은 용병 숀 루니를 필두한 장신 블로킹 장벽으로 견고한 방어막을 치고, 삼성화재는 좌우 쌍포 이형두-장병철의 날카로운 창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여자 배구 역시 연휴 첫날 '미녀군단' 흥국생명과 지난해 우승팀 KT&G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현대건설-GS칼텍스(29일), KT&G-도로공사(30일)가 일전을 벌인다. ◇축구대표팀 경기= 독일 월드컵축구 본선에 대비해 장기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아드보카트호 태극전사들은 설 연휴에도 쉼없이 강행군을 계속한다. 열사(熱沙)의 땅 중동에서 땀방울을 흘린 대표팀은 홍콩에서 설을 맞는다. 홍콩은 매년 춘절(春節.설) 기간에 칼스버그컵 초청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은 설 당일인 29일 오후 4시(이하 한국시간) 홍콩스타디움에서 동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를 차지했고 독일월드컵 유럽 예선 8조에서 스웨덴에 앞서 조 1위로 본선행을 확정한 강호다. 아우들도 있다. 카타르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19세이하(U-19) 청소년대표팀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 밤 10시15분 카타르 도하 알 알리 경기장에서 스위스 청소년대표팀과 경기를 벌인다. 스위스는 지난해 6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팀이자 아드보카트호의 독일월드컵 본선 G조 조별리그 3번째 상대. 청소년팀 패배를 설욕하는 것은 물론 형님들을 위해 먼저 기선을 꺾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연휴 마지막날인 30일 이 대회 준결승을 치른다. ◇해외 경기= 축구 해외파 태극전사들의 빅 매치도 기다리고 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설기현(울버햄프턴)이 만나는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는 연휴 마지막날 자정을 넘긴 30일 오전 1시 울버햄프턴 홈 구장에서 열린다. 팬들 입장에서는 연휴를 끝내며 밤잠을 설칠 수도 있지만 부상에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박지성과 설기현의 사상 첫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프로복싱도 설 당일 빅 매치가 열린다. 국내 유일한 남자복싱 세계챔피언 지인진(33)은 29일 오후 4시30분 일본 후쿠오카에서 도전자 고시모토 다카시(일본)와 WBC 페더급 3차 방어전을 치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에서 27일부터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의 간판 최경주(36.나이키골프)도 이 대회에 출전해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는 30일 새해 첫 승의 소식을 전해 줄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