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순간에는 늘 '황금의 왼발'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신형 엔진' 박지성(24)이 21일(이하 한국시간) 칼링컵 8강 버밍엄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5분 왼발 강슛으로 맨유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박지성의 득점은 버밍엄시티가 한 골을 만회해 결과적으로 결승골이 됐다.


돌이켜보면 박지성의 결정적인 득점포는 모두 왼발이 만들어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양발을 자유롭게 쓴다'는 점에 끌렸다고 말할 만큼 박지성은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골 장면은 줄곧 왼발에서 터져나왔다.


2000년 6월8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LG컵 4개국 대회. 마케도니아를 상대로 맞이한 박지성은 이천수의 로빙패스를 왼발로 꽂아 A매치 데뷔골을 만들었다.


2002년 5월26일 히딩크호가 월드컵 직전 자신감을 끌어올린 계기가 된 프랑스와 친선경기. 박지성은 전반 26분 김남일이 깊숙이 찔러준 볼을 잡아 수비 한명을 젖힌 뒤 왼발로 차넣었다.


당시 최고 골키퍼 중 한명으로 꼽힌 파비앵 바르테즈도 꼼짝 못한 골이었다.


2002년 6월14일 히딩크호가 포르투갈을 꺾고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날.

박지성은 후반 26분 이영표의 크로스 센터링이 넘어오자 가슴으로 볼을 받은 다음 오른발로 볼을 툭 차올려 콘세이상을 보기좋게 따돌린 뒤 왼발 강슛으로 그물을 출렁였다.


검지를 입에 갖다대는 세리머니를 펼치다 히딩크 감독의 품에 풀쩍 뛰어 안긴 장면은 생생히 남아있다.


2003년 7월16일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입단 첫 골도 왼발에서 나왔다.


국내에서 열린 2003 피스컵 1860뮌헨(독일)전에서 뽑아낸 득점이다.


박지성을 유럽 빅 리그 무대에 알린 챔피언스리그 첫 골도 왼발이다.


지난 5월5일 필립스 홈구장에서 열린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AC밀란(이탈리아)과 대결에서 박지성은 전반 9분 헤셀링크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벼락같은 왼발 인스텝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