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와 조 2위 다툼에서 가능성은 충분하다. 조직력 싸움에서도 우리가 우위에 있다" 2006 독일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조추첨식에 참가한 뒤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딕 아드보카트(58)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스위스는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우리 팀과 상당히 비슷하다"며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2위 다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내년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과 관련해 "6주라는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시간은 충분하지 않지만 최대한 많은 걸 얻어내기 위해 힘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거스 히딩크 호주 대표팀 감독과 추첨식에서 만났는데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경험에 비춰보면 1, 2월에 팀에 가장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으니 그 기간을 잘 활용하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다음은 아드보카트 감독과 일문일답. --조 추첨 결과에 대한 평가는. ▲(16강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와 조2위 다툼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 --베이스캠프로 정한 독일 쾰른에 대해 말해달라. ▲쾰른은 독일 중심부에 위치해 본선 경기를 치를 구장들과 거리상으로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숙소로 정한 호텔도 좋다. 호텔은 훈련장으로 쓸 바이엘 레버쿠젠 구장과 20분 거리로 가깝다. 쾰른을 베이스캠프로 정하는데 우여곡절도 있었다. 원래 독일 대표팀의 숙소로 정해뒀는데 독일이 베를린으로 가면서 기회가 났다. 잉글랜드와 경합도 했는데 타이밍이 좋아서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같은 조의 국가들을 평가해달라. ▲프랑스는 많은 키 플레이어들이 있다. 개인 기량이 하나같이 뛰어나다. 2002년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예전과 뭔가 다른 팀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올 것이다. 이를 감안해야 한다. 스위스는 조직력을 살린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하다. 양팀이 조직력을 무기로 겨루기 때문에 경기 자체에 의미가 있다. 토고는 한마디로 (세계 축구 무대에서) '아웃사이더'라고 말할 수 있다. --조추첨 당시 일본이 브라질과 한 조에 속했을 때 미소를 짓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는데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관계를 알고 있었나. ▲한.일 양국의 관계 때문에 웃은 건 아니다. 옆에 있던 히딩크 호주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과 한 조에 편성된 뒤 웃었는데 나도 따라서 웃은 것 뿐이다.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과 대결하게 된 걸 기뻐하는 것 같았다. --월드컵 본선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경기는 토고와의 첫 경기다. 이 경기를 잘 풀어나가야 2차전인 프랑스와 경기를 심층적으로 잘 준비할 수 있다. 최근 세 차례 평가전과 같은 좋은 경기를 치른다면 프랑스전에서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강의 팀은 아니지만 어떤 팀도 한국을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유럽파 선수들을 활용할 복안은. ▲유럽파들이 매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는 건 아니다. 박지성도 그렇고 설기현, 이영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유럽파라고 해도 매번 경기를 뛸 수 없기 때문에 내년 월드컵 본선에 올 때 열심히 훈련을 해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 팀에 도움을 줘야 한다. 독일에서 차두리(프랑프푸르트)가 도르트문트와 홈경기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뛴 경기를 보고 왔다. 그 스타디움은 우리가 토고와 첫 경기를 치를 곳인데 매우 아름다운 구장이다. --대표팀 소집과 관련해 K리그 감독들과 갈등을 어떻게 풀 건가. ▲K리그 감독들과 문제는 전혀 없다. 대표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 기간에 국제 경험을 많이 쌓는 건 한국 축구가 도대체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 판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K리그 감독들이 원정 경기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조추첨 당시 히딩크 감독도 '월드컵 대표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1-2월 전지훈련 기간'이라고 조언해줬다. --해외 전지훈련에서 경기를 치를 팀을 말해달라. ▲일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시작해 홍콩과 미국까지 거치며 6주간 훈련을 한다. 평가전을 치를 팀은 UAE와 러시아, 덴마크, 크로아티아, 멕시코, 온두라스 등이며 클럽팀 중에는 LA 갤럭시가 있다. 미국 대표팀과도 가능하면 맞붙어볼 생각이다. --토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1)라는 선수가 주목할 만한 공격수라는데 알고 있나. ▲프랑스의 AS모나코에서 뛰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을 시작하면 그를 포함해 상대 선수들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영종도=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