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홈런왕' 이승엽(29.지바 롯데 마린스)이 10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지는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국제 무대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과시할 예정이다.


한국, 일본, 대만프로리그 챔피언과 중국 올스타가 맞붙는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국가 대항전인 동시에 우승 상금 5천만엔이 걸려 있어 명예와 수입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국제대회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등 국제경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승엽은 이번 대회에서는 강력한 라이벌이자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를 채비다.


이승엽은 프로 데뷔 후 1999년 서울에서 벌어진 아시아선수권 드림팀 Ⅱ에 뽑히면서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해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총 23게임에 출장했다.


국제대회 성적은 타율 0.268(82타수 22안타) 1홈런, 20타점, 사사구 11개, 삼진 24개. '전매 특허'인 홈런은 2개에 불과했으나 그에 버금가는 2루타는 7개나 터뜨렸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3~4위전 등 두 번이나 맞닥뜨린 일본전에서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세이부 라이온스)를 상대로 투런 홈런과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한국을 동메달로 이끈 장면은 팬들의 뇌리 속에 깊이 남아 있다.


다만 이번에는 희생양이 일본이 아닌 삼성으로, 마쓰자카가 아닌 배영수 또는 오승환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색다르다.


도쿄돔에서의 좋은 추억도 이승엽에게는 호재다.


이승엽은 올 시즌 도쿄돔에서 홈런 2방을 쏘아올렸다.


특히 7월 4일 니혼햄전에서는 오른쪽 담장을 큼지막하게 넘어가는 초대형 홈런(150m)을 쏘아올렸다.


당시 이 홈런은 '미스터 베이스볼'로 추앙받는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자이언츠 종신 명예 감독이 등장한 광고판을 직접 맞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절정에 달했다.


이승엽은 엄청난 대포로 상금 1천만원(100만엔)을 받기도 했다.


배영수는 "일전에 연습 경기에서 승엽이형에게 진짜 엄청나게 큰 홈런을 맞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며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이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삼성 투수진 가운데서 국제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투수는 모두 4명. 그 중 경력이 풍부한 임창용과 김진웅은 각각 수술로 이번 대회에 결장한다.


2001년 대만 월드컵에 참가한 오상민이 1승 방어율 1.80을 기록 중이고 사이드암 박석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멤버로 출전, 5경기에서 2승 1패 방어율 1.69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결국 배영수와 오승환, 권오준 등 삼성이 자랑하는 3인방은 프로 데뷔 후 국제 무대가 첫 경험인 셈.

국제 무대에 강했던 이승엽이 후배들을 상대로 대포는 물론 영양가 만점의 득점타를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