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스크' 김태영(35.전남 드래곤즈)이 6일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95년 전남에 입단해 11시즌 동안 한우물을 파면서 K리그 249경기에 출전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101경기를 뛰어 '센추리 클럽'에 들었다. 김태영은 숱한 영광과 고난의 나날을 뒤로 한 채 이날 광용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가졌다. 학창 시절을 포함해 축구화를 신은 지 23년이 지났다고 한다. 김태영은 "막상 축구화를 벗으려니 기분이 착잡하다.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하련다.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는 "11년간 전남에 있으면서 우승 한번 못해보고 떠나는 게 아쉽다. '전남의 7번 선수' 하면 팬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떠오를지 모르겠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팬들에게 자부한다"고 말했다. 김태영은 터프하고 강인한 수비수로 기억되고 있지만 프로 11년간 퇴장은 단 한번 뿐이었다. 그는 "프로 초기에는 매 경기 한번씩 경고를 받을 만큼 심판들의 경계 대상이었다. 세월이 흐르니까 심판이 봐주기도 하고 내 자신도 성숙됐다"며 웃었다. 김태영은 B라이센스 지도자 교육을 받고 내년 유럽으로 연수를 떠나겠다는 계획이다. 자신만의 컬러를 가진 공부하는 지도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김태영은 '그라운드에서 군기잡는 선수'로 알려져있다는 말에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참지 못하고 혼을 내줬다.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는 같은 편이라도 적과 마찬가지"라며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