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들에게 '박찬호 천적'으로 잘 알려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외야수 저메인 다이(31)가 101번째 월드시리즈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다이는 27일(한국시간)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벌어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0-0으로 터질 듯한 균형을 이루던 8회 2사 3루에서 휴스턴 마무리 브래드 릿지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천금 같은 중전 적시타로 3루 주자 윌리 해리스를 불러 들였다. 3번 타자로 나선 다이는 이날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로 화이트삭스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날 팀이 터뜨린 8안타 중 3개가 그의 몫이었다. 그는 월드시리즈 4경기 동안 타율 0.438(16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보였고 88년 만에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MVP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그는 2년간 총연봉 1천50만달러에 계약하며 '하얀양말'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이번 포스트시즌 도중 "선발진을 믿고 화이트삭스를 선택했었다"고 말했고 그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먹튀' 매글리오 오도네스 대신 화이트삭스의 새 우익수로 활약한 그는 올 시즌 타율은 0.274에 그쳤으나 31홈런 86타점을 올리며 지난 2000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절(33홈런 118타점) 이후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그는 보스턴과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0타수 2안타로 부진했으나 LA 에인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9타수 5안타 3타점으로 회생했고 마침내 월드시리즈에서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하며 팀의 저주를 풀었다. 다이는 우승의 분수령이 된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회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로부터 선제 솔로포를 뽑아냈고 2차전에서도 7회 몸에 맞았다며 심판의 오심을 유도하는 몸동작(TV 화면 판독 결과 배트에 맞았음)을 보여 출루, 후속 폴 코너코가 만루아치를 그릴 수 있도록 밑거름을 놓았다. 화이트삭스의 마운드가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휴스턴 타선을 막은 덕분에 최우수 선수를 고르기 힘들었던 반면 타자 중에서는 다이의 성적이 군계일학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