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9·지바 롯데 마린스)이 선제 투런 홈런을 포함해 신들린 듯한 방망이로 팀의 챔피언 등극 일등공신이 됐다.


이승엽은 26일 오사카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좌익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홈런 1개,2루타 2개 등 4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3-2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롯데가 올린 3점을 이승엽 혼자서 책임지며 원맨쇼를 펼쳤다.


1,2,3차전에서 내리 10점씩을 쓸어담는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한 롯데는 이로써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한신에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지난 1974년 이래 31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2002년 삼성에서 우승컵에 입맞춤했던 이승엽은 한국 선수 가운데 최초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우승을 경험한 행운의 사나이가 됐고,롯데가 아시아시리즈(11월10일~13일,일본 도쿄돔)에 진출함에 따라 친정팀 삼성과의 흥미로운 맞대결도 성사됐다.


롯데 5명,한신 6명 등 양팀에서 무려 11명의 투수가 투입되며 총력전으로 전개된 일본시리즈 4차전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며 '아시아 홈런왕'의 위용을 마음껏 뽐낸 한판이었다.


0-0으로 팽팽한 2회 2사 2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상대 우완 선발투수 스기야마와 마주한 이승엽은 볼카운트 1-3에서 126km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고,공은 쭉쭉 뻗어나가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이 됐다.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의 대승에 기여했던 1,2차전에 이은 시리즈 3호 홈런포.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일본시리즈에서 당당히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승엽은 이어 4회 1사 2루에서는 바뀐 좌완 투수 노우의 초구 직구를 통타,중월 2루타를 빼앗아 추가점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6회1사에서 다시 중월 2루타를 뽑아냈지만 3루까지 달리다 주루사,아쉬움을 남긴 이승엽은 3-2로 이긴 9회 1사에서도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으나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다.


만약 6회에 3루에 안착했다면 3루타로 기록되며 일본시리즈에서의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의 주인공까지 될 수 있었다.


롯데는 6회 수비에서 2점을 내주며 바짝 추격당했으나 후지타-야부타-고바야시가 7회부터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굳게 지켜 31년 묵은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한편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로는 8연타석 안타로 일본시리즈 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 시리즈 동안 홈런 1개 포함,타율 0.667의 타격감을 뽐낸 이마에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