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동국보다 나은 선수를 보지 못했다." 이동국(25.포항 스틸러스)이 초기 '아드보카트호 황태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2일 데뷔전인 이란전에서 완승을 거둔 직후 인터뷰에서 이동국의 플레이를 칭찬한 데 이어 21일 기자회견에서도 이동국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원톱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이동국보다 더 잘하는 선수를 보지는 못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전반적으로 플레이 내용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동국은 수비가담이 약하고 움직임이 적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고 하자 "공격수들의 수비 역할은 상대 수비를 올라오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란전에서 우리 공격수의 수비 가담은 좋았다. 상대 찬스는 세트플레이 뿐이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2002한일월드컵 대표팀 탈락 이후 본프레레호 황태자로 화려하게 부활한 이동국은 당분 간 아드보카트호의 공격 첨병 역할을 맡게 될 것 같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부임 이후 K리그 5경기를 관전했다. 이동국에 대한 이런 언급은 그가 이란전과는 달리 태극전사들의 K리그 플레이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에 뛰었던 선수들보다 더 나은 선수를 찾고 있다. 그러나 그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이동국으로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공격자원 중에서 이동국을 대체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뿐 만일 '대안'을 찾는다면 언제든지 새로운 공격 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24일 유럽으로 출국해 설기현(울버햄프턴), 안정환(FC메스)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 해외파를 현지에서 직접 체크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주영(FC서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해서도 "두 선수의 장점은 상대 수비를 쉴새없이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팀 전체를 봐야지 '투 박(박지성.박주영)' 둘만 놓고 전술을 생각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동국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것은 월드컵을 앞두고 폭넓은 공격루트가 필요한 한국축구로서도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아드보카트호 황태자를 향한 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