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17일(이하 한국시간) 46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일본인 이구치 다다히토도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꿈의 무대'를 밟는 영광을 누렸다. 일본 출신 선수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4번째. 2002년 신조 쓰요시(당시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2003년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지난해 다구치 소(세인트루이스)에 이어 4년 연속이다. 공교롭게도 2001년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운 김병현(당시 애리조나)에 이어 일본 선수들이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 됐다. 김병현은 또 동양인으로는 두 번째로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난해 보스턴의 우승으로 반지를 벌써 2개나 보유 중이다. 동양인 최초 우승 반지는 1999년 뉴욕 양키스 소속이던 이라부 히데키가 받았다. 하지만 그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등판했을 뿐 월드시리즈에서는 등판기록이 없다. 일본 선수들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나섰으나 모두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는 바람에 반지는 구경 조차 하지 못했다. 시즌 타율 0.278, 15홈런, 71타점으로 팀이 지구우승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구치는 보스턴과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도 역전 3점포를 터뜨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번 타자로 출장 중인 그는 디비전시리즈에서는 12타수 3안타(타율 0.250), 4타점을 올렸으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17타수 3안타(0.176)로 약간 부진했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의 활약은 미미했다. 김병현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4~5차전에 연달아 마무리로 등판했으나 티노 마르티네스, 데릭 지터, 스캇 브로셔스에게 홈런을 맞고 1패, 방어율 13.50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나마 마쓰이가 23타수 6안타(0.261), 1홈런 4타점으로 선전했고 신조(6타수 1안타, 0.167), 다구치(4타수 1안타, 0.250)는 거의 출장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