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끝나고 만나기로 했는데 갑작스레 약속이 취소됐어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최고의 '악연'으로 손꼽히는 '빙상스타' 김동성(26)과 미국 쇼트트랙의 간판 아폴로 안톤 오노(23)의 만남이 아쉽게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7일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시작된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제2차 대회를 앞두고 경기장에 모인 150여명의 관중들과 취재진들의 관심은 '해설자' 김동성과 '현역선수' 오노의 3년만의 첫 만남에 쏠려 있었다. 이날 대회 개막에 앞서 김동성은 MBC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을 지켰고 오노는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링크를 돌고 있었다. 김동성과 오노는 당초 1,500m 경기가 끝난 뒤 만나기로 했지만 오노의 실격패 등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결국 약속이 깨지고 말았다. 이에 대해 김동성은 "잘 지냈는 지 안부와 함께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라고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며 "올림픽에서도 해설자와 선수로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김동성은 "2002년동계올림픽때는 심판의 오심으로 메달을 잃었다"며 "당시 한국이 스포츠 약소국이었던 게 아쉽다"고 설명했다. 2002년 당시 '라이벌'이었던 리쟈준과 오노가 아직까지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김동성은 "나 역시 30살까지 현역으로 뛰고 싶었는데 무릎 부상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해설자로 첫 데뷔한 김동성은 오노의 플레이에 대해 "재치있게 치고 나가는 게 장점인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오늘 실격되고 말았다"며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동성은 "한국 쇼트트랙이 아무리 세계무대에서 3-4연패를 한다고 해도 그에 걸맞은 선수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