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이다. 이제 개의치 않는다." 2002년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이후 국민들에게 '공공의 적'이 돼버린 아폴로 안톤 오노(23.미국)가 3일 입국하면서 다시 한번 '빙상스타' 김동성(26)과의 만남에 빙상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현역은퇴를 선언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김동성과 오노의 '빙판위 맞대결'은 불가능한 일. 하지만 MBC 쇼트트랙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김동성은 오는 7일 서울 목동실내링크에서 시작되는 2005-2006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트랙월드컵 제2차 대회를 통해 해설가와 선수로서 3년만에 만남을 가지게 된다. 김동성과 오노는 지난 2003년 재대결을 펼칠뻔 했지만 당시 미국 대표팀이 대회참가를 취소하면서 맞닥뜨리지 못한 바 있다. 지도자겸 해설가로 변신한 김동성은 오노의 입국을 놓고 오히려 주변의 요란스런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눈치다. 김동성은 4일 "괜히 나와 오노를 묶어서 반미감정이라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오노와의 일은 모두 지나간 일이고 개의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 나도 결혼을 해서 가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간이 허락한다면 오노를 초대해 가족들과 함께 식사대접이라도 하고 싶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성은 "2002년동계올림픽 당시 상황은 오노의 잘못이라기 보다 심판들이 잘못봤던 것"이라며 "판정이 내려지는 동안 모든 관중들이 발을 구르면서 'USA'를 외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김동성은 특히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때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붉은악마의 응원전과 같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해 홈어드밴티지가 어느정도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2002년동계올림픽 이후 국민들의 '반(反)오노' 정서가 너무 심각해지면서 김동성 역시 큰 마음의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시간도 흐르고 냉정함을 되찾을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김동성은 "해설위원을 맡은 이상 오노의 경기모습을 비아냥거림없이 정확하게 찔러주고 알려주겠다"며 "한국선수들 역시 (선배로서) 못하면 다그치고 잘하면 칭찬하겠다"고 해설위원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