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골퍼' 한희원(27.휠라코리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오피스디포챔피언십(총상금 130만달러) 정상에 오르며 통산 4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한희원은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랜초 팔로스 버디스의 트럼프 내셔널골프장(파71. 6천1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1타로 우승했다.


고국 선배 강수연(29.삼성전자)을 2타차로 따돌리고 올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한희원은 지난해 9월 세이프웨이클래식 제패 이후 1년만에 LPGA 투어 통산 4승을 올렸다.


한희원의 우승으로 올해 한국 선수가 수확한 우승컵은 모두 6개로 늘어났다.


또 한희원은 지난 88년 구옥희(49)가 스탠더드레지스터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일군 이후 17년만에 한국인 선수로서 50승을 채우는 영예도 누렸다.


올들어 '톱10' 7차례에 입상하면서도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희원은 최종 라운드 18홀 경기가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선두를 내리 달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따냈다.


전날 8번홀에서 경기가 중단돼 이날 9번홀부터 시작한 한희원은 10개홀 동안 단 한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은 완벽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이렇다할 고비없이 무난하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타차 선두였던 한희원은 9번홀(파5)에서 2.5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데 이어 10번홀(파4)에서도 4.5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을 예고했다.


특히 10번홀 버디는 2홀 앞서 경기를 펼치면서 11번(파3), 12번홀(파4) 연속 버디로 1타차까지 따라 붙은 친 강수연(29.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친 것.


13번홀(파4)에서 컵 80cm 옆에 붙여놓은 버디 기회를 아쉽게 무산시킨 한희원은 그러나 이어진 14번홀(파5)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차 리드를 지켰고 이후 4개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한 강수연을 결국 2타차로 제쳤다.


한희원은 경기 후 "많은 교민들이 응원해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멀리 떨어져 있어 가 뵙지 못하는 시아버지의 생신(10월5일) 선물로 우승컵을 드릴 수 있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5언더파 66타의 데일리베스트샷을 뿜어낸 강수연은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3타로 준우승을 차지, LPGA 투어 사상 11번째로 한국 선수가 1, 2위를 나눠가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6번, 18번홀에서 맞은 약 2m 거리의 버디퍼트를 모두 놓쳐 연장전 기회를 놓친게 아쉽다는 강수연은 세이프웨이클래식 우승에 이어 3개 대회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입상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전날까지 한희원과 우승 경쟁을 벌였던 장정(25)은 이날 첫홀인 9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오른쪽 러프로 빠지며 1타를 잃은 뒤 끝내 타수를 만회하지 못했고 3오버파 74타로 3라운드를 마감, 공동 6위(6언더파 207타)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장정은 5개 대회 연속 '톱10'에 시즌 12번째 '톱10'을 달성했다.


3라운드에서 73타를 친 김미현(28.KTF)과 이븐파 71타로 잘 버틴 조령아(21)도 최종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9위에 이름을 올려 한국 선수 5명이 '톱10'에 진입했다.


이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김미현, 조령아와 함께 공동9위에 만족해야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