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잡고 2연패 간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중국을 상대로 2005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 2연패 가능성을 타진한다.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5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대회 풀리그 개막전에서 이동국(포항), 이천수(울산) 등 국내파 스트라이커들을 앞세워 '공한증(恐韓症)' 되살리기에 나선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에인트호벤), 설기현(울버햄프턴),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등 유럽파들이 시즌 준비로 불참한 점이 다소 불안하지만 중국과의 역대 전적만 놓고 보면 이번에도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한국과 중국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은 25전 15승10무로 한국의 압도적인 우세.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2003년 12월 초대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은 유상철(울산)의 결승골로 중국을 1-0으로 꺾은 바 있다. 더구나 중국은 지난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내년 월드컵 본선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돼, 6회 연속 본선행을 이뤄낸 한국과는 선수단 사기 면에서 비할 바가 못된다. 게다가 국내파 태극전사들은 저마다 내년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럽파가 불참한 이번 대회를 기회 삼아 본프레레 감독의 눈도장을 찍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올 시즌 K리그를 강타한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서울)이 발가락 부상으로 개막전에 결장하는 것이 아쉽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주일간 강훈련을 실시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려놓았다. 중국 격파의 선봉은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을 중심으로 이천수, 김진용(울산)이 좌우 윙포워드로 나서는 새로운 스리톱에게 맡겨질 전망. 스페인 생활을 마치고 K리그로 유턴한 이천수는 부상을 떨치고 최근 2005피스컵코리아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여 이번 중국전에서 특유의 스피드와 개인기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예 공격수 김진용도 주 전공은 이동국과 같은 센터포워드이지만 그의 파워 넘치는 포스트 플레이를 높이 산 본프레레 감독의 발탁으로 조커 대신 주전으로 나올 수 있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 맹연습을 하고 있다. 단점인 크로스의 정확도 보강에 구슬땀을 흘리는 중. 이동국도 김진용과의 호흡에 대해 "김진용은 저와 비슷한 스타일이라 자리를 바꿔가면서 플레이할 수 있어 좋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최태욱(시미즈)과 '일병' 정경호(광주)도 스피드와 돌파력을 앞세워 주전 윙포워드 자리를 노릴 각오다. 미드필더진에는 부동의 왼쪽 날개 김동진(서울)과 박규선(전북)이 좌우 측면에 나서고, 중앙에는 수비가 좋은 김상식(성남), 김정우(울산)가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패싱력과 위력적인 중거리포를 겸비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성남)과 청소년대표 출신의 '꽃미남' 백지훈(서울)도 얼마든지 베스트11에 올라탈 기량을 갖추고 있어 중원에서의 포지션 경쟁이 가장 치열할 전망이다. 수비진은 지난달 쿠웨이트와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 선발출장한 김한윤(부천)-유경렬(울산)-김진규(이와타)의 스리백이 그대로 나서 철벽방어를 펼친다. 이에 맞서는 중국은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16강 진출의 주역인 펑샤오팅(다롄), 저우하이빈(샨둥), 자오수리(다롄), 하오준민(텐진), 천타오(텐진) 등 신예들을 대거 기용해 이번 대회를 세대교체의 장으로 삼는다는 전략. 중국 또한 유럽 등에서 활동하는 해외파를 제외하고 전원 국내파로 대표팀을 구성해 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한편 안종관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도 다음달 1일 오후 5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역시 중국을 상대로 개막전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