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태로는 뛰기 힘들다.잘못하면 부상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대표팀 코칭스태프.의무팀) "우리 팀 의무진의 판단으로는 뛰는 데 무리가 없다. 풀타임은 힘들겠지만 팬들에게 선을 보여야 되지 않겠느냐"(FC서울) 부상 중인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이 26일 상암벌에서 열리는 FC서울과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의 친선전에 출전할 수 있을 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 '죽음의 원정'부터 네덜란드 세계청소년대회, K-리그 전기리그까지 소화한 박주영이 보카전과 동아시아대회까지 한여름 강행군을 견뎌낼 수 있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대표팀은 일단 보카전에 박주영과 백지훈, 김동진, 이정열 등 FC서울 선수 4명을 내보내주기로 했다. 이는 24일 대표팀 소집 전부터 이미 약속된 일이었다. 그러나 박주영의 부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표팀과 FC서울 간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의무팀은 "나흘 정도 재활 추이를 지켜본 뒤 동아시아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현재로서는 경기를 뛰기에는 무리"라고 했고 최주영 의무팀장은 "26일 경기는 무리다.심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 부상"이라고 했다.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박주영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한 뒤 완쾌되지 않았다. 본인과 전화로 체크를 해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 풀타임은 어렵겠지만 팬들에게 가능하면 선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박주영은 이번 일로 정신적인 고통까지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주영은 25일 낮 시내 호텔에서 열린 FC서울과 보카 주니어스의 자매 결연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본프레레 감독이 "행사에 선수를 보낼 수 없다"고 거부해 가지 못했다. 그 다음 이날 오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박주영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으나 박주영은 취재진에 심경을 전한 뒤 인터뷰를 거부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박주영이 양쪽(대표팀과 소속팀)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라 지금 인터뷰하기가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소속 팀 행사에는 가지 못했는데 곧바로 대표팀 인터뷰에 응하기가 곤란했다는 말이다. 주변에서는 지나친 관심과 무리한 강행군으로 박주영의 몸과 마음이 동시에 지쳐 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