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남북 A매치 대결로 기대를 모으는 2005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가 오는 31일 대전에서 팡파르를 울린다. 다음달 7일까지 대전, 전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국, 중국, 일본과 예선을 거친 북한 등 동북아시아 4개국 남녀팀이 참가해 남녀 6경기씩 모두 12경기가 펼쳐진다. 4개국이 풀리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리며 결승은 따로 열리지 않는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03년 일본에서 열린 1회 대회에서 우승한데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동시에 내년 독일월드컵에 대비해 대표팀 세대교체의 시험장으로 이번 대회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독일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북한도 사령탑을 윤정수 감독에서 김명성 리명수체육단 감독으로 교체하고 젊은 피를 대거 보강했다. 남북한은 다음달 4일 전주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동북아 4개국 세대교체 시험장 = 세대교체는 4개국 대표팀의 공통 화두. 본프레레호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안정환(FC메스), 설기현(울버햄프턴) 등 해외파를 부르지 않는 대신 국내파 유망주와 K-리그의 숨은 진주들을 발탁했다. 청소년대표팀 미드필더 백지훈(서울)과 수비수 이정열(서울), 이정수(인천), 미드필더 홍순학(대구), 양상민(전남) 등 5명이 생애 처음 A팀 태극마크를 달고 시험대에 오른다. 스페인에서 K-리그로 U턴한 이천수(울산)와 J리거 최태욱(시미즈)은 대표팀에서 재기를 노리고 '천재골잡이' 박주영(서울)은 현재 부상 중이지만 컨디션을 조율하면서 A매치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박주영은 지난달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죽음의 원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를 상대로 연속골을 뿜어내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용장' 김명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북한은 기존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던 4.25체육단 소속 선수를 수비수 한성철, 남성철 외에는 모두 빼고 리명수체육단과 압록강, 기관차, 평양팀 선수들을 골고루 포진시켰다. J리거 안영학(나고야), 리한재(히로시마)도 이번 대회 명단에 포함됐다. 지코 감독의 일본은 해외파 없이 오구로 마사시, 다마다 게이지 등에 기대를 걸고 있고 주광후 감독이 이끄는 중국도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탈락한 뒤 이번 대회를 권토중래의 무대로 벼르고 있다. 한국여자팀도 안종관 감독이 지난해 세계청소년(U-19)대회에 뛰었던 유망주 10명을 포함시켜 '골든 제너레이션'을 성인무대에 본격 가동한다. ◇남북대결.한일전 빅카드 = 뭐니뭐니해도 최대 관심사는 4일 완산벌에서 펼쳐지는 남녀팀 동시 남북대결. 남북한은 7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대표팀 전적에서 5승2무1패로 남측이 앞서 있다. 가장 최근의 대결은 지난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으로 한국이 3-0으로 이겼다. 다음달 7일 한.일전도 빅 카드다. 숙적 일본과는 2003년 12월 1회 동아시아대회에서 0-0으로 비긴 이후 2년 넘도록 맞붙지 않았다. 역대전적에서는 38승18무1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발표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 선전을 등에 업은 일본이 13위에 올라 한국(21위)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한 상태. 31일 개막전으로 열리는 한.중전에서는 중국이 공한증(A매치 10무15패 무승) 탈출을 꿈꾸고 한국이 수성에 나선다. 이밖에 이번 대회에는 한국의 붉은 악마와 일본의 울트라 닛폰, 북한의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응원단에다 중국의 치우미까지 가세해 동북아 4개국 서포터스의 '4색 응원전'이 장외대결로 펼쳐진다.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일정 7월31일 = 한국-중국(남자.17시) 북한-일본(남자.19시30분.대전월드컵) 8월1일 = 한국-중국(여자.17시) 북한-일본(여자.19시30분.전주월드컵) 8월3일 = 일본-중국(여자.17시30분) 일본-중국(남자.20시20분.대전월드컵) 8월4일 = 한국-북한(여자.17시15분) 한국-북한(남자.20시.전주월드컵) 8월6일 = 중국-북한(여자.17시) 한국-일본(여자.19시30분.대구월드컵) 8월7일 = 중국-북한(남자.17시15분) 한국-일본(남자.20시.대구월드컵)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