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소녀' 위성미(15.미셸 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올 시즌 세번째 준우승을 차지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위성미는 24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천192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5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공동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승자 폴라 크리머(미국. 273타)에게 8타차나 뒤졌지만 위성미는 이로써 시즌 개막전 SBS오픈과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 이어 세번째 준우승에 올라 당장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도 손색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위성미는 올해 LPGA 투어에 6차례 출전해 모두 컷을 통과했고 가장 처졌던 성적이 US여자오픈 23위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공동33위에 그쳤던 위성미는 더구나 첫날 3오버파 75타로 하위권으로 밀리고도 3일 동안 무려 10타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 올리는 뒷심까지 보여줬다.


위성미는 "많은 버디를 잡아낸 것에는 만족한다. 그러나 퍼팅에서 많은 실수가 나온 점은 아쉽다"면서 "어제와 오늘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기쁘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또 크리머, 모건 프레셀 등 최근 LPGA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10대 선수들에 대해서는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최선을 다할 뿐이지 경쟁 관계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한편 위성미의 준우승과 함께 이미나(24)의 '톱10' 입상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회 직전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이미나는 이날 2타를 더 줄여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5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달 들어 4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우승, 그리고 공동5위로 이어지는 가파른 상승세를 탄 이미나는 LPGA '코리언 군단'의 선두주자로 등장했다.


1, 2라운드에서 선두권을 달렸던 김초롱(21)은 이날도 제자리 걸음을 걸었지만 이미나와 함께 공동5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박희정(25.CJ)도 2언더파 70타를 때려내 공동14위(1언더파 287타)를 차지해 '톱10' 입상 문턱까지 올라섰다.


작년 이 대회 준우승자 한희원(27.휠라코리아)이 공동20위(1오버파 289타)에 오른 가운데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3언더파 69타로 모처럼 선전했지만 3일 내내 오버파 스코어를 낸 부담 탓에 공동27위(3오버파 291타)에 머물렀다.


전날 공동2위 그룹을 7타차로 따돌렸던 크리머는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1언더파 71타를 치며 무난하게 우승까지 내달렸다.


작년까지 아마추어 랭킹 1위였지만 위성미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크리머는 이로써 시즌 2번째 우승을 수확하면서 신인왕을 사실상 굳혔다.


한달 전 고교 졸업식을 치른 18세의 크리머는 37만5천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아 LPGA 투어 사상 가장 어린 나이(18년 11개월 18일)에 통산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섰고 최단 기간 100만달러 돌파 신기록도 덩달아 세웠다.


종전 최연소 100만달러 달성 기록은 김초롱이 지난주 세운 21세2개월7일.

또 최단 기간 100만달러 돌파 기록은 카리 웹(호주)이 갖고 있던 10개월10일이지만 크리머는 4개월 27일만에 1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밖에 신인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도 경신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111만 4천650달러의 상금을 이번 시즌에 벌어들이게 된 크리머는 종전 웹이 1996년에 세웠던 100만 2천달러의 기록도 뛰어넘게 됐다.


크리머는 "너무 기뻐서 말을 할 수조차 없다.


7타를 앞선 상황에서 시작해 처음엔 조금 긴장됐으나 다른 선수들을 신경쓰지 말고 좋은 플레이만 펼치자는 생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나은 것 같다"면서 위성미에 대해서는 "첫날 이후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어린 선수들이 상위권에 오르면서 리더보드가 점점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회 3번째 우승과 시즌 7승을 노리던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3오버파 75타라는 초라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내며 12위(3언더파 285타)로 밀려났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