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독일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태극전사들이 온국민의 소망인 월드컵 16강 재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지만 독일 월드컵 본선무대를 10개월여 남긴 '본프레레호'의 향후 일정을 미리 들여다 보면 그리 편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 시작되는 제2회 동아시아연맹(EAFF)축구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대표팀은 유럽파 주전선수들이 빠진 채 국내파와 일본파 선수들로 구성된 채 대회에 나설 예정. 이를 통해 국내 유망주를 재평가하고 본선무대에 나설 수 있는 국내파 선수들의 윤곽을 잡겠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하지만 올해 안에 해외파 선수들까지 모두 모여 완전한 베스트11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평가전 기회는 많아야 두 번이다. 축구협회 대외협력국은 9월 A매치 데이 때는 K리그 및 FA컵 일정을 감안해 평가전을 갖지 않고 10월 11월에 각각 유럽팀들을 대상으로 평가전을 치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10월과 11월에는 평가전의 대상이 될 유럽 국가들이 월드컵 유럽예선을 치르기 때문에 적절한 팀을 고르는 게 쉽지 않다는 게 협회의 속사정이다. 본프레레호의 또다른 걱정거리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2007아시안컵' 2차예선전.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면서 전체 순위 7위에 랭크돼 내년 아시안컵 2차예선 시드를 받지 못하게 된다. 내년 아시안컵 2차예선은 올해 시작되는 1차예선을 통과한 8개팀과 2차예선에 직행하는 16개팀 등 총 24개팀이 6개조로 나뉘어 치러지게 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 1-6위팀 자격으로 시드배정을 받는 강팀 및 새롭게 AFC에 합류해 2차예선부터 나서는 호주와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있어 험난한 예선전을 펼쳐야만 한다. 지난해 아시안컵 우승을 놓쳤던 본프레레 감독으로선 각조 2위까지 올라가는 최종예선(16강전)에 반드시 진출해야만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만약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아시안컵 2차예선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올릴 경우 본프레레 감독은 물론 축구협회로서도 축구팬들로 부터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2006년에는 월드컵 이전에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A매치 데이가 2월과 3월 단 두차례 밖에 없는 것도 대표팀으로선 악재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본프레레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5월에나 해외파 선수들을 모두 불러 놓고 훈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선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극복해야만 한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본프레레 감독이 월드컵 예선에서는 운이 좋았지만 내년초부터는 선수소집 등의 문제로 더 힘든 일정을 치러야 한다"며 "당장 내년초 아시안컵 2차예선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둘 경우 월드컵 본선때까지 힘겹게 대표팀을 이끌 수 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광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