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강지민(25.CJ)이 행운의 홀인원을 발판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 물꼬를 텄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 4관왕 출신 이미나(24)가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모처럼 LPGA 투어에 '한류 열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강지민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코닝골프장(파72.6천62야드)에서 열린 LPGA 코닝클래식(총상금 11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비롯해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랐다. 2003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강지민은 이로써 생애 첫 우승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온 한국 선수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3년 조건부 출전권자로 LPGA 투어에 입문한 강지민은 작년 LPGA 조건부 출전권을 받았지만 2부투어에 주력, 상금 1위로 전경기 출전권을 따낸 뒤 10개 대회만에 우승컵을 안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 우승상금 16만5천달러는 강지민이 데뷔 이후 받았던 상금 총액 9만달러의 곱절에 가까운 거액. 단독선두 카린 이세르(프랑스)에 3타 뒤진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강지민은 14번홀(파5)에서 1타를 잃으며 사실상 우승이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15번홀(파3.125야드)에서 강지민에게 엄청난 행운이 찾아왔다. 강지민이 친 볼은 그린에 떨어진 뒤 2차례 튀기더니 방향을 오른쪽으로 살짝 틀어 홀에 빨려 들어갔다. 단숨에 공동선두로 올라선 강지민은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 단독선두로 나섰다. 18번홀(파4)에서도 행운의 여신은 강지민 편이었다.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이미나가 다시 공동선두로 따라 붙은 가운데 18번홀 이미나의 티샷이 나무 밑으로 들어간 것. 이미나는 4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리며 2타를 잃었고 강지민은 편안하게 2온 2퍼트로 파를 지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11번홀∼14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때려 선두로 나섰던 이미나는 15번홀 티샷을 홀 1m에 올려 5개홀 연속 버디까지 바라봤으나 동반 플레이어 강지민의 홀인원에 주눅이 든 탓인지 버디 퍼트를 놓친데 이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한희원(27.휠라코리아)은 5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우승을 바라봤지만 9번홀(파4) 보기에 이어 후반에만 2타를 잃으며 1타도 줄이지 못해 공동4위(11언더파 277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3언더파 69타를 친 임성아(21.MU)가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6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입상했다. 전날부터 몸이 좋지 않아 고생한 소렌스탐은 이날도 3언더파 69타를 치는데 그쳐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생애 첫 우승에 도전했던 이셰르는 5번홀까지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선두를 달렸지만 강지민, 이미나의 추격에 흔들린 끝에 더블보기 3개를 쏟아내며 무너져 공동6위(10언더파 278타)로 추락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