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괴력을 뽐냈던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기대했던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올리지 못하고 무거운 방망이를 돌렸다. 이승엽은 24일 일본 나가노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원터리그 원정경기에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출장했으나 삼진 2개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지난 18일 히로시마 카프전부터 이어왔던 거침없는 연속 경기 홈런 행진은 `5'에서 중단됐고 시즌 타율도 종전 0.325에서 0.315로 떨어졌다. 무서운 상승세를 발판삼아 소속팀 역대 타이이자 지난 99년 국내프로야구 삼성 시절 세웠던 6경기 연속 홈런 기록에 도전한 이승엽은 예리한 포크볼로 무장한 요미우리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30)에 발목이 잡혔다. 우에하라는 지난 99년 데뷔 첫해 20승(4패)을 올리며 투수 3관왕과 함께 신인왕을 차지한 뒤 올 시즌에도 4승(3패)에 방어율 2.72를 기록중인 일본의 간판급 투수. `국민타자' 명성을 얻으며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이승엽은 한.일 투타 대결에서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포크볼로 허점을 파고 든 우에하라의 두터운 방패를 뚫지 못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 오른 이승엽은 우에하라의 포크볼에 적응하지 못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뒤 2, 3구째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모두 헛스윙,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2점차 리드를 지키던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 1개를 골랐을 뿐 직구와 포크볼을 절묘하게 섞어던진 우에하라 공략에 실패, 또 한번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또 팀이 3-0으로 달아난 7회 1사 1루에서 3번째 타석에 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노리고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포물선을 그린 타구가 우익수 글러브에 잡혀 우에하라와의 3차례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이승엽은 이어 5-0으로 점수를 벌린 8회 2사 2루에선 바뀐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좌완)를 상대로 2루 땅볼로 아웃됐고 10-0으로 승리를 확정지은 9회 1사 1, 3루찬스에선 대타 오츠카 아키라로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롯데는 호리 고우이치와 베니 아그베아니, 후쿠우라 가즈야, 하시모토 다스쿠가 차례로 홈런 한방씩을 터뜨리며 4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요미우리를 11-0으로 대파했다. (나가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