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컵대회가 수원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K리그 13개 팀들이 오는 15일부터 정규리그 대장정에 돌입, 열기를 더해간다. 올해 프로축구 시즌의 서막을 연 삼성하우젠컵 2005는 '천재 신인' 박주영(FC서울)의 혜성같은 등장 속에 총 78경기에 96만7천648명(평균관중 1만2천406명)의 팬이 찾아와 관중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비록 100만 관중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월드컵 예선,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열기를 국내 리그 열풍으로 이어갈 경우 3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된다. 컵대회 최종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쳐 아쉽게 득점왕에 오르지 못한 박주영은 매 경기 2만-4만여명의 팬을 몰고 다니며 K리그의 흥행 열기를 이어간 촉매제가 됐다. 그러나 일부 경기는 5천명도 되지 않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져 각 구단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전격적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주영은 컵대회 후반 4경기 연속골 행진을 펼치며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1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 천재 골잡이의 명성을 보란듯이 입증했다. 박주영은 본프레레호에 발탁될 경우 정규리그 개막전이 열리는 15일을 비롯해 18일과 22일 경기까지 K리그에서 뛴 다음 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원정에 나서는 대표팀에 소집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K리그의 박주영 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 구단별 전력 판도를 살펴보면 예상대로 '레알' 수원의 절대 강세가 이어졌다. 이번 시즌 김남일, 송종국, 안효연 등 '대어'들을 싹쓸이한 수원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부터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뤄내 정규리그에서도 초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를 동시에 치르는 바람에 부상 선수 속출과 주전들의 체력 저하로 대회 중반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두터운 선수층으로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경쟁자들의 추격을 힘겹게 뿌리쳤다. '키맨' 김남일의 부상이 차범근 감독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지만 대체 요원들이 워낙 탄탄하게 공백을 메워준데다 한동안 침묵했던 '원샷원킬' 나드손이 대회 막판 해트트릭을 뽑아내며 살아나 우승 전선을 차질없이 이끌었다. 그러나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울산과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의 포항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과시해 정규리그에서는 수원의 아성을 위협할 전망이다. 울산은 특히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 김진용의 발굴이 큰 소득이다. 부상으로 올림픽대표팀에서 중도 탈락한 '비운의 킬러' 김진용은 온통 박주영에게 관심이 쏠린 사이 빼어난 골 감각을 과시해 정규리그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