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박주영 발탁을 신중히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천재 골잡이' 박주영(20.FC서울)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 처음으로 '명시적이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그동안 박주영 발탁에 대해 숱한 질문을 받았지만 초반에는 "아직 성인대표팀에서 뛰기는 이르다"는 '불가론'을 펴왔고 프로 입문전인 지난 3월에도 "프로에 들어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4일 휴가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돌아온 본프레레 감독은 이미 생각을 정리해 준비된 답변인 듯 "(박주영이) 상당히 발전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발탁' 쪽에 무게를 실었다. 다음은 본프레레 감독과의 일문일답. --유럽에서 어떻게 보냈나. ▲가족과 휴식을 취했고 차분하게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구상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박지성-이영표(PSV에인트호벤)를 보고 느낀 점은. ▲에인트호벤의 경기를 봤다.이영표는 늘 그랬듯이 열심히 뛰었다. 박지성은 이영표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움직임을 보여줬다. 에인트호벤은 AC밀란이라는 강팀을 만나 많은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연결이 매끄럽지 못해 놓치고 말았다.박지성은 몇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1m 정도 움직임이 모자라거나 마지막 터치가 다소 부족해 아쉽게 놓친 장면도 있었다. --김남일(수원)과 박재홍(전남) 등 대표 선수들 부상 소식이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건가.유상철(울산)을 김남일의 자리에 대체할 건가. ▲김남일이 다시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하지만 우리 팀은 모든 선수들이 교체 가능하고 한 두 선수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다. 유상철이 김남일 대신 뛸 지 여부는 아직 소집까지 3주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결정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내가 없는 동안 코치진이 선수들을 체크해놓은 정보를 취합한 뒤 최종결정을 내리겠다. --박주영이 K리그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소식을 들었나. ▲나는 박주영을 고려대에 다닐 때부터 알았고 줄곧 지켜봐왔다. 그 때 모습과 K리그에 들어왔을 때의 모습은 달랐다. K리그 데뷔전에서 소속 팀 감독이 박주영을 풀타임으로 뛰게 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라고 본다. 또 그 때(K리그 데뷔전)와 지금을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지금이 박주영을 (대표팀에) 발탁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박주영의 골 장면을 실제로 보지 못했는데 녹화테이프 등을 구해 볼 의향은 있나. ▲내가 휴가를 떠나기 전 코치들에게 몇몇 선수를 지켜보라고 지시를 해뒀다. 코치가 박주영이 골을 넣는 장면도 봤을 것이다. 나중에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분석한 결과를 취합해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만일 (박주영이) 선발되더라도 훈련을 통해 계속 지켜볼 것이다. --6월10일부터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박주영이 출전하도록 돼 있다. 어떻게 일정을 맞춰나갈 것인가. ▲(박주영을) 선발했다고 해서 대표팀에서 뛴다는 보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선수가 몇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대표팀에서 출전을 확신할 수는 없다. 계속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안정환도 일본에서 골을 많이 넣었지만 대표팀에서 뛴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다음 달 3일과 9일(한국시간) 2006독일월드컵 예선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원정을 떠나기 앞서 오는 27일 페루 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다. 적절한 상대라고 보나. ▲모든 국가대표 대항전은 어려움이 많다.상대국가에서 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희망하는 날짜를 잡기도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유럽에서는 보통 1년 전에 이미 스케줄을 잡아놓는다. --내일(5일) 어떤 K리그 경기를 보러갈 건가.박주영 경기를 볼 생각인가. ▲아직 (K리그) 일정을 확인하지 않았다.코치와 협의해 보고 결정하겠다. (영종도=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