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태릉선수촌 퇴촌명령을 받았던 남자 쇼트트랙대표팀 선수들이 우여곡절 끝에 2일 소집훈련에 참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파행운영의 불씨를 남겨놓게 됐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와 학부모들은 2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이날 오후 2시 춘천에서 시작되는 대표팀 소집훈련 참가여부를 놓고 2시간여의 회의를 거친 끝에 결국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남자 대표팀과 학부모들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2일 오후 2시까지 춘천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하겠다는 통보를 해왔지만 그동안 선수들이 요구해왔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소집에 응할 수 없다"며 소집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1일 오후 빙상연맹 부회장단과 학부모 대표들은 빙상연맹 사무실에서 4시간여동안 마라톤 회의를 가졌지만 학부모 대표들은 당초 박성인 회장과의 면담에서 합의한 내용이 관철되지 않았다며 소집훈련을 거부하기로 한 것. 빙상연맹은 지난달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태릉선수촌 소집거부와 퇴촌 등 홍역을 치른 터라 '소집불참시 대표자격 박탈'의 강경책에서 한발 물러나 이날 오전부터 학부모 대표들과 협상을 통해 '선입소 후협상'의 결론을 이끌어 냈다. 남자 대표팀 선수들 역시 일단 소집에는 참가하기로 했지만 후협상 결과에 따라 또다시 소집훈련을 그만둘 수 있어 여전히 사태 악화의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 대표들이 공백상태인 코치진의 우선 선정과 올림픽 최종 엔트리 선발전 불가 등을 주장하고 있다"며 "연맹에서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을 못받아 들이겠다면 대책이 없다"고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학부모 대표들 역시 "8명의 대표선수 중 최종 엔트리 5명을 선발전을 통해 뽑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례도 없고 보복성 시비가 일 수 있다"며 "선수들의 모든 기록을 최종적으로 체크한 뒤에 나중에 순서대로 뽑으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연맹과 학부모 대표들은 '선입소 후협상'에 합의는 했지만 여전히 파행의 불씨는 살아 있어 2006토리노올림픽 개막을 270여일 앞두고 한국 동계 종목의 '메달텃밭'인 쇼트트랙이 자칫 '황폐화'될 지 우려의 목소리는 커가고만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