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천m 고지훈련으로 제2의 전성기를 앞당긴다" 기대주들의 대거 등장으로 '르네상스'의 꿈을 부풀리고 있는 한국 수영이 해발 2천m에 달하는 고원훈련으로 기량 업그레이드에 돌입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달 제77회 동아수영대회에서 2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한 남자 수영의 '희망' 박태환(15.경기고), 접영 200m에서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최혜라(14.방산중) 등 경영 대표팀 20여명이 지난 주말 중국 남서부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고 밝혔다. 윈난(云南)성 성도인 쿤밍은 해발 2천m에 달하는 고원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이곳에 위치한 스포츠센터는 매년 각국의 운동 선수들이 훈련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모여드는 곳이다. 김봉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일 가량 이곳에 머물며 근력 훈련과 수중 훈련을 병행, 기록 단축에 필요한 폐활량과 근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기술도 한층 가다듬을 계획이다. 대한수영연맹은 오는 7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둔 6월 하순에도 대표팀을 역시 해발 2천m가 넘는 고도를 자랑하는 멕시코로 또 한 차례 전지훈련을 보낼 예정. 대표팀이 이런 고지 훈련을 계획한 이유는 작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실시한 사이판 실외수영장에서의 전지훈련이 남유선(20.서울대)의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이라는 열매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을 보고 전지훈련의 효과에 대해 확실히 눈을 떴기 때문이다. 또 오는 7월 세계수영선수권(캐나다 몬트리올), 내년 아시안게임(카타르 도하) 등 중요한 대회를 줄줄이 앞두고 한국 수영의 찬란했던 전성기를 재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한국 수영은 지상준, 이창하가 B파이널인 16강에 진입한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즈음에 전성기를 맞이했고, 2년 뒤인 98년 호주 퍼스세계선수권에서 한규철이 사상 첫 8강에 진출하며 정점에 올랐으나 이후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작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남유선이 사상 첫 8강 진출로 숙원을 풀며 감지된 부흥의 기운은 박태환과 최혜라, 권유리(15.창덕여고) 등 '무서운 10대'들의 대거 등장으로 완연한 봄바람으로 바뀐 분위기.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는 "고지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일단 세계선수권에서 8강에 재진입하는 선수를 키워낸 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여러 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