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이렇게 달라질 수가..."

겨울리그 8연패에 빛나는 '무적함대' 삼성화재가 찬란했던 옛 위용에 걸맞지 않게 고전을 거듭하며 프로배구 원년의 정규리그 1위를 놓칠 위기로 내몰렸다.

삼성화재는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18일 현재 15승2패, 승점32점으로 현대캐피탈(16승2패)에 1위를 내준 상황.
상무, LG화재, 대한항공과의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긴다 해도 현대캐피탈이 LG화재에 지지 않는 이상 세트득실율에서 밀리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보장되는 정규리그 1위를 자력으로 거머쥘 수 없다.

삼성화재는 2위가 확정될 경우 현역 최고의 공격수 이경수가 버티고 있는 3위 LG화재와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챔프전에 올라가야 하지만, 지난 16일 LG화재와의 천안 경기에서 나타나듯 플레이오프는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혈투가 될 공산이 크다.

당시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김세진-신진식 노장 듀오에 힘입어 이경수, 김성채의 공격으로 맞불을 놓은 LG화재에 3-1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마지막 4세트 26-25에서 신선호의 블로킹으로 승리를 확정한 직후 서로 얼싸안고 승리를 기뻐하는 모습은 배구 팬들에게는 '격세지감'이라는 단어를 절로 떠오르게 하는 대목.

삼성화재의 이같은 시련에는 석진욱 등 주전들의 부상도 영향을 미쳤지만 선진 배구를 접한 김호철 감독의 조련을 받은 현대캐피탈의 급성장이 직접적인 이유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현대캐피탈은 이탈리아에서 선수와 감독 생활을 한 김호철 감독이 도입한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강도높은 훈련을 통해 기존의 장점인 높이에 파워까지 더해져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와 2승2패의 균형을 이루며 불가능할 것 같은 원년 챔프의 꿈을 차곡차곡 키워가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월드스타' 김세진조차 "현대 선수들이 우리 못지 않은 훈련을 통해 신장에 체력까지 좋아지니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경기가 금세 뒤집히더라"면서 혀를 내두르고 있다.

또 '갈색폭격기' 신진식도 "현대의 장신 블로킹벽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려면 솔직히 겁이 난다"고 인정할 정도.

또 새로 구성된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18명 가운데에도 삼성화재(5명)보다 월등히 많은 8명을 진입시켰으니 이제 '무적함대'라는 칭호도 삼성이 아니라 현대에게 넘어갈 날이 멀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큰 게임에서 강하다"면서 "8년 동안 우승한 저력이 있으니 어려울 때 잘 해주리라 믿는다"면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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