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LA 에인절스의 벽을 넘었다. 박찬호는 14일 알링턴 구장에서 벌어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5안타 3실점으로 막아내며 텍사스 입단 이후 에인절스전 첫 승리의 짜릿함을 맛보았다. 박찬호가 에인절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01년 6월 6일 인터리그 경기. 박찬호는 7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날의 승리는 박찬호의 에인절스전 통산 3승째로 당시만 해도 박찬호는 에이절스를 상대로 8경기에서 3승1패에 방어율 3.31의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텍사스에 입단한 2002년 이후 상황이 뒤집어졌다. 허리부상으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던 박찬호는 에인절스만 만나면 더욱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2003년 이후 6번을 맞붙었지만 1승도 없이 5패만을 기록하는 참담한 성적. 그동안 29⅔이닝을 던져 29자책점으로 애너하임전 방어율은 8.80이나 된다. 게다가 에인절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한 시즌에 19경기씩 치러야 하는 숙적이다. 박찬호로선 에인절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서는 결코 재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재기의 가능성을 보였던 박찬호가 뒷걸음질을 친 것도 결국 에인절스전에서 두 경기 연속 무너진 탓이 컸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는 에인절스 타선을, 더구나 악몽의 홈구장에서 완벽하게 막아냄으로써 오랜 갈증도 풀고 재기의 발판도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 (알링턴= 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