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남녀 코칭스태프 선임을 둘러싼 반발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윤원호 대한빙상경기연맹 국제부회장과 채지훈 경기이사는 8일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박성인 회장의 무원칙하고 독선적인 대표팀 코치진 선임에 반대,회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획득했던 `왕년의 스타' 채지훈 경기이사는 "선수 출신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경기위원회에 참가했지만 회장의 독선이 빙상계를 멍들게 하고 있다. 모든 것에 염증을 느껴 이사직을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채 이사는 올림픽메달리스트 등으로 이뤄진 경기위원회가 `선수 시절 경기력과중립성' 등을 감안한 대표팀 코치진 후보명단을 제시했음에도 박 회장이 이를 묵살하고 물의를 빚었던 코치를 대표팀 사령탑으로 임명하고 대표 선발 과정에서도 각종의혹이 끊이지 않았다며 사임 배경을 설명한 뒤 박 회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실제로 남자팀 헤드코치로 선임된 김기훈 코치는 지난해 10월 아버지 회사의 스케이트를 선수들에게 신게 한 것으로 드러나 전지훈련 직전 중도하차했고 여자팀을이끌게 된 전재수 헤드코치는 추천 후보 명단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여자 대표팀 코치로 임명됐던 정석주 코치는 채 이사와 비슷한 이유로 이날 연맹에 공식 사퇴서를 제출했다. 윤원호 부회장도 "동계스포츠의 전략종목인 쇼트트랙이 진정으로 거듭나야 하고현재 잘못된 연맹 운영에 경종을 울리는 한편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동참하게 됐다"고 거들었다. 또 올림픽 2관왕 2연패(94릴레함메르.98나가노)에 빛나는 옛 `쇼트트랙 여왕'전이경 기술강화위원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바꿔보려 했지만 경기위원의 의견이 회장단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힘이 부족함을 느꼈다. 그럴려면 왜 경기위원을 뽑았는 지이해할 수 없다"며 위원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치진 선임 거부 움직움을 보이는 일선 지도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대표 선수를 다수 배출한 한 코치는 "특정인의 입김에 의해 선임된 대표팀 코치에게 선수들을 어떻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겠느냐. 선수들을 오는 8일 태릉선수촌에 들여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며 선수촌 입촌 거부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연맹 관계자는 "협회 결정에 문제가 없다"며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